• '재산권 침해' 공공재개발 철회될 때까지 강력투쟁
  • 고지 보였던 신길1구역 '작은 면적대' 제안에 난항…동의 철회 움직임도 나와
  • 반대 있지만 사업 성공 자신…SH·LH 지원도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반대 기자회견 모습. [사진=아주경제DB]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공공이 제안한 아파트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업이 지체되는 곳도 있으며 공공재개발 자체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구역도 나왔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된 흑석2구역과 금호23구역, 신설1구역, 홍제동3080구역, 강북5구역 등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공공재개발사업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서울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공공재개발 사업이 시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전체의 10% 주민들이 제안해 후보지로 선정되는 방식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고, 특히 상가보유자는 재산권에 심각한 침해를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조홍 흑석2구역 비대위 부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사유재산권을 침탈하는 결정을 10% 주민들의 제안만으로 강행하는 공산주의 국가냐"며 "국민의 재산을 헐값으로 수용하여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투기 세력을 배 불리는 것을 똑똑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서울 시내 공공 재개발을 반대하는 다른 구역들과 매일 릴레이 1인 시위 등으로 공공재개발이 철회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며 민간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지역도 있다. 서울시 본동 민간재개발추진위(가칭)는 최근 동작구와 서울시에 '공공재개발 반대, 민간재개발 추진 동의서' 150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동의 조합원은 445명으로, 이 가운데 33.7%인 150명이 공공재개발을 반대한 것이다. 앞서 이곳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선정한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상태다.

또한 성공적으로 동의율을 모으던 신길1구역 공공재개발도 암초를 만났다. 동의 철회 움직임까지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덕 신길1구역 공공재개발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정비구역지정 관련 동의서를 65% 정도까지 모았던 상황"이라면서도 "지난 6월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진행한 사업설명회 이후 기세가 줄며 동의서를 받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설명회에서 LH가 소형 면적대 위주로 아파트를 배치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주민들이 이른바 ‘닭장’ 아파트에 반발하며 반대여론이 크게 일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의 철회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으며, (주거환경에 대한) 조건 등을 걸고 동의하신 분들도 있어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공공재개발 지역에서 ‘주거의 질’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공재개발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층을 높이고, 면적대를 줄이는 과정을 겪는다”며 “분담금 등 조합원이 내야 할 금액적인 부분은 (민간재개발보다) 줄어들지만, 입주 이후 주거 만족도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길1구역은 구역해제 후 신축빌라가 150가구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동의서를 모으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신축빌라 소유주는 재개발을 자체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몇몇 공공재개발 추진위 측은 차근차근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흑석2구역, 신설1구역의 추진위 관계자는 비대위가 주장한 내용들이 말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당연히 모두 찬성할 수는 없고, 현재 소수 인원이 반대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며 동의율 59.8%(311명 중 186명)를 받아 공공 단독시행을 신청해 지난달 허가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사업을 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공공재개발 단독시행을 하려면 토지소유자 3분의2 이상의 동의와 토지면적 2분의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비촉진구역인 흑석2구역은 과반수의 동의만 있으면 공공 단독시행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된다.

신설1구역도 공공 시행자 지정을 마친 상태다. 앞서 신영진 신설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원장은 "72%(79명 중 57명)로 공공 시행자 지정을 마쳤다"며 "한 기업이 반대하고 있는데, 나머지 대부분의 주민은 공공재개발에 찬성하고 있고 투기세력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비대위 측 의견은 모두 틀린 말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며 민간재개발을 하겠다고 나선 본동도 법적으로 선회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태로, 절차는 진행 중이다.

서울시의 공공재개발 담당자는 "공공재개발은 찬성하는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본동의 경우 이미 설명회도 완료했고 준비위원회까지 구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찬성 비율을 넘어 진행된 사업을 일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선회시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공공재개발 주친 중인 장위8구역의 한 골목. [사진=아주경제DB]
 

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LH에서도 공공재개발 준비위원회 지원에 나서는 등 사업 성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SH은 최근 공공재개발 구역인 본동·금호23·홍은1·충정로1·연희동·장위8 등 공공재개발 사업 신규 구역 6곳과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원 약정을 체결했다.

SH는 구역별로 25% 이상의 주민 동의율로 선정되는 임시 주민 대표 기구인 준비위원회에 사무실 개소 등을 위한 초기 필요 자금과 매월 운영 경비를 지원한다.

준비위의 운영 기간은 정비구역 지정 후 주민대표회의 구성 전까지이며 향후 주민대표회의에서 준비위의 역할을 승계할 예정이다. LH도 현재 11개 지구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 구역에 동일한 지원을 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장위8구역 측 관계자는 "SH 측에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난 18일부터는 동의서도 모으기 시작했다"며 "주민 협조가 잘 되고 있어 다음 달 안으로 동의율을 66.7% 이상 모아 다음단계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위8구역은 주변 4·5·7·10구역 등 주변 모든 구역이 개발된 상태에서 미개발로 남아 사업이 절실한 곳"이라며 "근처에 장위9구역도 한 달 반 만에 동의율을 모두 모으는 등 속도가 빨랐다"고 전했다.

그는 "종상향, 용적률 300%,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등 여러 인센티브를 부여 받았으며 주민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어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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