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실시땐 韓 금리 가파르게 인상될 것… 인플레이션은 6~12개월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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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0-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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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릭 놀랜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 "美 연준 매월 1200억달러 규모 채권 매입… 내년 채권 매입 완전 중단가능성"

  • "한국서 글로벌 증시 자금 유출 우려… 원자재→상품가격 인상 불가피"

에릭 놀랜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Webex 캡처]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행하면 한국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경제에 양날의 검이 될 것이다."

에릭 놀랜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일 '글로벌 경기, 금융, 상품 시장의 현황 및 무역, 환율 등을 통해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온라인 인터뷰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향후 6~12개월 동안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며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상품가격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874년 설립된 CME그룹은 시카고에 위치한 세계 2위의 선물거래소다. 미국 전체 선물 및 옵션 거래량의 약 37%가 CME에서 이뤄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BOT)와 함께 미국 선물거래소의 양대 기둥으로 평가받는다.

에릭 수석은 CME그룹의 상무이사 및 수석 이코노미스트다. 담당 직무는 경제 분석 전문가이자 세계 경제 및 금융과 지정학적 여건 관련 CME그룹 대변인이다. 금융시장 트렌드 조사와 평가 및 분석, 경기 전망 업무도 수행한다.

에릭 수석은 이날 "현재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매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지만 내년 특정 시점이 되면 채권 매입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며 "시장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도 보내는 중이다. 금리 인상 시점은 2022년 하반기~2023년 하반기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강력했던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지목했다. 미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다른 국가 대비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릭 수석은 "2분기 기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5.5%, 근원인플레이션은 4.5%로 유로존의 3%, 근원인플레이션 1.9%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이 모든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실업수당 지급체계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큰 유동성 공급은 가계자산의 증가로 이어져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가계자산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5~20%가량 증가했다"며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20%를 차지하게 된 만큼 미국은 긴축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퍼링 시행이 확실시됨에 따라 미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릭 수석은 "채권금리가 오름에 따라 상당한 자본이 증시에서 유출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증권시장 가치가 굉장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증권시장에도 큰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경우 경제가 상당한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금리는 장기적으로 인상되며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시장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지만 은행들은 대출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대출이 활발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중국 경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 구리와 철광석 등 산업용 금속 가격이 중국의 산업성장률, 특히 리커창지수를 추종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에릭 수석은 "인플레이션이 최대 12개월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는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제조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천연가스나 전기가 상품 제조 원가의 1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상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철강 가격도 중국의 생산량 감소가 전망돼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에릭 놀랜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CME그룹 제공]


에릭 놀랜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로필

◆ 경력
-북미, 프랑스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에서 15년 이상 근무
-BEAM(Bayesian Efficient Asset Management) 유한책임회사 연구 및 영업거래 담당
-EQA Partners 연구 총괄
-프랑스 파리 IXIS투자은행(현 나테시스은행·Natixis) 채권영업 및 경제전략 담당
-뉴욕 Bankers Trust & Global Investment Management 전술적 자산 배분 그룹 소속

◆ 학력
-미국 Columbia University, 통계학 석사학위 취득
-미국 메릴랜드 주 St. Mary’s College, 경제학 및 정치학 학사학위 취득
-CFA 자격증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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