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훼손' 연쇄살인범 강윤성, 첫 재판서 "사형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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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1-10-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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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의 대부분 인정면서도 "검찰 공소 사실 왜곡" 주장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윤성. [사진=연합뉴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윤성(56)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살해 과정과 관련해 "검찰 공소 사실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강씨는 "아무리 선한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살인한 것은 잘못이다"며 "오늘 사형 선고를 내리신다고 해도 이의제기 하지 않을 것이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첫 번째 살해 과정에 대한 검찰 공소 사실은 반박했다. 검찰은 강씨가 지난 8월 26일 첫 번째 피해자 A씨의 목을 조르고 움직임이 없어지자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고 봤다. 하지만 강씨는 "정말 죽은 건지 기절하는 척하는 건지 몰라서 흉기로 찔러봤다"며 "(흉기로)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 때문에 검찰의 모두진술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공판중심주의를 위해서도 피고인이 원한다고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검찰에게 공소장 낭독을 하도록 했다.

강씨는 두 번째 피해자 B씨와는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A씨의 신용카드로 구매한 휴대전화를 팔아 마련한 410만원을 B씨 가족의 등록금으로 줬다"며 "맹목적인 사랑 앞에 400만원을 (B씨에게) 해줘야 한다는 일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강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쓴 편지에서 "사형 선고만이 유가족분들께 아주 조금이라도 진정 사죄드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나에 대한) 어떠한 변호도 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더이상의 변론은 필요없다고 생각할 만큼 제 끔찍한 범행을 안다"며 "이 중죄인은 지금 괜찮아서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해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썼다.

강씨는 지난 8월 26일 오후 9시 30분께 집에서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29일 오전 3시 30분께 50대 여성 B씨를 차량에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 5월 가출소한 직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재력가 행세를 하며 유흥비 등으로 쓸 돈을 빌려왔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이자 피해자들의 금품을 뺏을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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