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지구, 민간사업자 거대 이익..."공기업-금융회사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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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1-10-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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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회사들 이익 몰아주기 동조, 배임 혐의 짙어"

  • "투자 구조 원칙 없이, 배임 혐의를 무조건 주장하긴 힘들어"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동 신도시 일대 모습[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사업에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등에게 막대한 수익이 돌아간 것은 비정상적인 지분 구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장지구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으로, 금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공모했다는 얘기다. 

13일 아주경제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받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결과, 하나은행 컨소시엄에서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만 6.9%의 '보통주'를 배분하고, 나머지 금융회사는 모두 '비참가적 우선주'를 배분하고 확정배당율 액면가(5000원) 대비 연 25%를 명시했다. 

'비참가적 우선주'란 미리 정한 배당률을 초과해 배당을 받을 수 없는 우선 주다. 즉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사들은 미리 정한 배당 금액 이상은 받을 수 없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비참가적 우선주가 아닌 참가적 우선주로 하면 화천대유·천화동인이 가져간 4040억 이익(약 3757억원)을 성남도공과 금융사가 가져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사전 약정률 초과 때 배당 불가 지분구조, 이례적"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등 민간사업자들이 총 4040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고 4500억원 이상의 분양 매출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증권사나 건설사에 따르면 '참가적 우선주'로 들어가는 게 맞다"며 "사업 위험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의혹이 제기된 은행들은 "리스크가 너무 커 우선주로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세밀한 지분구조 설정은 흔치 않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렇게 지분 구조를 짜는 사업이 많지 않다"며 "우선주니 보통주니 하며 참여하는 게 드문 케이스"라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사업들은 시행사들이 자기네 지분을 갖고 펀딩을 하는 식으로 간다"며 "금융권들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익을 시행사에게 가져간다"고 전했다. 

◆배임 의심돼도 고의성 입증돼야  

문제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하나은행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이 지분구조를 수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의원은 "금융회사들이 소수의 민간사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것에 동조했다"며 "이는 배임의 혐의가 짙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는 해당 지분 구조에 대한 의도가 충분히 의심되지만 '배임의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배임 혐의를) 충분히 의심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했지만 입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이런 지분 구조에 대해 (투자) 참가자들이 합의가 돼 있다고 하면 '직접적 배임'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투자 구조를 몰라야 한다"며 "다 같이 알고 있었다고 하면 해당 업무 처리에 있어서 임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배임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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