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튄 헝다 후원자" 홍콩 부동산재벌 주가 폭락에 상장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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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10-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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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다 리스크에 올해 주가 40% 폭락

  • 헝다 2대주주로, 쉬자인 회장과 '절친'

  • 헝다 투자도 발 빼기…1.5조원 손실 예상

[자료=화런즈예]


홍콩 부동산 재벌 화런즈예(華人置業) 주가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진 가운데 결국 사유화를 선언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의 2대 주주로, 최근 헝다 리스크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게 직접적 배경이 됐다. 

블룸버그 등 보도에 따르면 화런즈예의 실질 지배주주인 류롼슝·천카이윈 부부는 6일(현지시각) 주당 4홍콩달러(약 611원)에 화런즈예 발행 주식을 전량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사유화를 통해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번 사유화 작업으로 화런즈예 주식은 홍콩거래소에서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거래가 중단됐다. 사유화 소식에 화런즈예 주가는 7일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30% 폭등했다. 

이번에 류 부부가 제시한 매입가 4홍콩달러는 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달 29일 종가(2.9홍콩달러)와 비교해 4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류씨 부부 등 총수 일가가 현재 보유한 지분은 전체 주식 발행량의 78.59%다. 나머지 약 22% 지분만 주당 4홍콩달러에 매입하면 되는 만큼, 실제 사유화에 드는 비용은 19억1000만 홍콩달러(약 2918억원)에 그치게 된다. 류씨 부부는 소유하고 있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회사인 솔라브라이트를 통해 나머지 주식을 사들일 계획이다. 

천카이윈 화런즈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시장에 불확실 요소가 만연해 주가의 향후 움직임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이 직면한 리스크가 크다"며 이번 사유화 작업이 소액주주들에겐 현금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매입가는 그룹이 직면한 도전과 시장 불확실성, 악화하는 경영 환경, 최근 주가 동향, 헝다 등에 대한 투자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매긴 것으로, 특히 헝다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본 게 반영됐다고도 설명했다. 

실제 ​화런즈예 주가는 올 들어서만 헝다발 리스크로 최대 40% 넘게 폭락, 지난달 24일엔 상장 이래 최저치인 2.12홍콩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화런즈예 실질 지배주주인 류롼슝·천카이윈 부부 [사진=홍콩명보]


또 화런즈예는 중국헝다 지분 약 6.5%를 보유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다. 특히 류씨 부부는 쉬자인 회장과 친분이 깊어 그간 헝다그룹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류씨 부부의 자산은 약 67억 달러(약 7조9000억원)에 달하는 홍콩 부동산 재벌이다. 

하지만 최근 헝다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불거져 헝다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물론, 중국 홍콩 부동산 시장으로까지 충격이 확산되자 결국 헝다 투자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헝다 주가는 올 들어서만 약 80% 폭락했다. 

화런즈예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3일까지 보유한 중국헝다 주식 2억7800만주를 매각해 6억8900만 홍콩달러를 현금화했다. 이에 따른 투자손실액은 34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화런즈예는 나머지 지분 4.39%도 시장 상황을 보며 전량 매도를 검토하고 있다. 만약 최근 중국헝다 종가(2.95홍콩달러) 기준으로 계산하면 투자 손실액은 100억 홍콩달러(약 1조5000억원)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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