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린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경영진들과 연이어 만남을 가졌다. 올해 두 차례 미국 현지에서 관련 사안을 점검한 이후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영을 위해 활동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지난 6일 최 회장과 앤드류 J 마시((Andrew J. Marsh) 플러그파워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사옥에서 만났다고 7일 밝혔다.

최 회장과 마시 CEO는 탄소중립의 조속한 달성을 위해선 전통에너지에서 그린에너지의 전환에 전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다양한 수소관련 기술 협업을 통해 수소 생태계 구축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플러그파워는 미국의 수소에너지 기업이다.

최 회장은 "플러그파워가 확보한 수소 관련 핵심기술과 SK가 보유한 에너지 인프라 및 네트워크는 한미 양국의 '넷제로(Net Zero)'를 조기 달성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향후 양사가 긴밀하게 협력해 아시아 지역 수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SK 관계사들은 탄소저감 수치 등 넷 제로 활동을 구체적으로 측정하고 있다"며 "측정할 수 있어야 개선·발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시 CEO는 "숱한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협력을 제의받았으나, 신뢰감과 보유한 네트워크 등을 감안해 SK와 협력하게 됐다"며 "양사 강점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 수소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날 두 경영진의 공감대는 같은 날 SK E&S와 플러그파워가 아시아 수소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구체화 됐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도권에 기가 팩토리와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하고 국내 및 아시아 시장 공략에 합의했다.

최 회장은 마시 CEO와의 만남에 앞서 같은 날 오전 제프 비숍 KCE(Key Capture Energy) CEO와도 협력을 논의했다. KEC는 그리드 솔루션 기업이다.

그리드 솔루션이란 재생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전력공급의 변동성과 전력망 불안전성을 보완하기 위해, 배전망에 연계된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 시켜 수요·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신산업 분야를 의미한다.

최 회장은 "향후 재생 에너지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그리드 솔루션은 넷 제로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며 "KCE의 그리드 솔루션 역량과 SK그룹의 AI·배터리 기술을 접목하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함과 동시에, ESG 가치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숍 CEO는 "KCE는 미국의 그리드 솔루션 시장을 연 퍼스트 무버이자, 인공지능 기술을 ESS기반 전력거래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첫 사업자다"며 "SK그룹과 긴밀히 협력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국의 탄소 저감 및 넷 제로 실현에 기여하겠다"라고 답했다.

SK그룹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KCE의 그리드솔루션 사업 전문성을 활용하고, 추가 성장자금 투자 및 사업모델 고도화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KCE를 미국 1위 기업이자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날 연이어 미국 경영진을 만나면서 그린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두 차례 미국에 방문해 그린에너지 관련 사업을 살펴본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스스로 미국 출장에 나서 미국 현지 그린에너지 관련 기업인과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면담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탄소중립 및 넷제로 조기 달성을 독려하고, SK 관계사의 RE100 가입을 주도한 것은 ESG경영이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이 이번에 미국 에너지 혁신기업 CEO를 연이어 만난 것도 ESG경영의 깊이와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앤드류 J 마시((Andrew J. Marsh) 플러그파워 최고경영책임자(CEO)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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