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위기 계속…녹색에너지 정책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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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9-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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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전세계 에너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에너지 부족 사태까지 이어져 사태는 악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유럽 내 녹색 에너지 정책의 심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총선에서 보듯이 환경을 중시하는 녹색당은 유럽 내에서 점차 세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최근 맞닥뜨린 에너지 가격 급등 사태는 정치적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샌드부는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지난 1년 동안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500% 가까이 폭등했다고 블룸버그는 27일 전했다. 최근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풍력 발전의 출력량이 감소하면서, 천연가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유럽 내 천연가스 재고는 역대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겨울이 나가오면서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 급등이 예상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유럽의 위기가 전세계로 확산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석탄 사용 줄이기에 나선 중국은 올해 천연가스 수입량을 2배 정도 늘렸다. 브라질 또한 수력 발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가뭄으로 수력 발전에 사용할 유량이 줄면서, 브라질은 이미 지난 7월 가스 수입량이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미국은 비교적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 중이지만, 가스 재고는 5년간의 계절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산업에너지소비자협회(IECA)는 천연가스 저장 수준이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수출을 줄일 것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일본과 한국은 석유에 연동되는 장기 액화천연가스(LNG) 계약을 맺고 있어 공급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수는 있지만,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칠 경우 비싸진 천연가스를 구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른 에너지 공급원으로 눈길을 돌리는 국가도 등장했다. 유럽 석탄가격도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영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콰지 콸텅 기업부 장관은 롤스로이스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사업 지원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탄소중립 목표를 지키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형 원전이 필요하다는 게 영국 총리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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