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냉각에…中 올림픽 개최도시도 '집값 하락 제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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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9-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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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장자커우, 아파트 분양가격 15% 이상 인하 금지령

  • 자금난 직면한 부동산업체···헐값에라도 새집 파는 중

  • 집값 하락 제한령 대열 합류 도시 더 늘어나나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시내 전경. [사진=신화통신]


중국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집값 하락 제한령'을 내놓는 도시가 속출하고 있다. 내년 2월 베이징과 동계올림픽을 공동 개최하는 허베이성 장자커우시도 예외는 아니다.
 
中 장자커우, 아파트 분양가격 15% 이상 인하 금지령
27일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 등에 따르면 장자커우시 당국은 최근 집값 안정을 위해 각 부동산 개발업자에 신축 분양주택 가격을 앞서 당국에 신고한 가격보다 15% 이상 낮은 수준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 규제 강화로 경기가 얼어붙자 업체들이 원가보다 낮은 헐값에 집을 팔면서 투기를 조장해 부동산 시장 질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져 있는 장자커우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동 개최 도시다.

2015년 7월 31일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자 현지 투자가 활황을 이루며 집값도 폭등했다. 개최 확정 당일에만 현지 아파트 가격이 10%씩 일제히 뛰었을 정도다. 당시 ㎡당 1만 위안에 달했던 고급 아파트 분양가가 갑절 가까이 뛰며 2만 위안에 육박했으며, 부동산 경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7년엔 2만 위안도 웃돌았다. 

하지만 올림픽 투자 보너스가 시들해지자 부동산 경기는 차츰 식어갔다. 중위안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장자커우시 신축주택 ㎡당 평균가격은 2018년 1만160위안에서 2019년 8499위안으로 1년 새 16% 넘게 하락했다. 
 
자금난 직면한 부동산업체···헐값에라도 새집 파는 중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집은 안 팔리는데, 부동산 업체에 대한 차입 비율 제한은 까다로워지면서 자금줄에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세 가지 레드라인'을 제시해 부동산 개발업체에 △순부채율을 100% 이하로 낮추고 △유동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을 1배 이상으로 늘리고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율을 70% 이하까지 낮추도록 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사실상 신규 차입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결국 자금난에 직면한 업체들이 원가보다 낮은 헐값에라도 집을 내다 팔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7월 중순 이미 장자커우시 주택부동산협회 차원에서 각 부동산 개발업체에 원가보다 낮은 저가에 신축주택을 팔지 못하도록 해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것을 근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지신(杜继鑫) 장자커우시 주택건설국부동산관리감독과 과장은 장자커우 시내 지역의 경우 집값이 한때 1만3000위안에서 현재 8000위안까지 하락한 상태라며,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 일부 부동산 기업이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등 자금 압박에 직면하자 원가보다 낮은 헐값에 집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 제한령 대열 합류 도시 늘어나나
이는 비단 장자커우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8월부터 중국 각지에서 집값 하락 제한령을 내놓는 중소 도시가 속출했다. 후베이성 웨양과 주저우, 구이저우성 구이린, 윈난성 쿤밍, 랴오닝성 선양, 장쑤성 장인, 허베이성 탕산 등이 장자커우보다 앞서 집값 하락 제한령을 내놓았다.  

업계는 중국 부동산 경기 냉각 속 앞으로 전국 각지 중소도시가 집값 하락 제한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면서 주택시장 성수기로 불리는 올해 9~10월 중국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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