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계 수입규제 줄었다..."안심은 금물, 공급망 다각화 해야"

김성현 기자입력 : 2021-09-20 15:30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악화가 주요 국가의 수입규제 완화로 이어졌다. 특히 철강·금속에 대한 수입규제가 크게 완화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되는 중인만큼 우리 기업이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공급망 다각화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한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2021년도 상반기 수입규제 현황 및 현안 점검’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올해 상반기 중 신규 개시한 수입규제 조사는 139건으로 전년 동기 236건에 대비 41%(97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의 신규조사 건수가 작년 상반기 111건에서 올해 40건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국가별로는 미국(76건→21건)과 인도(59건→25건)의 신규조사가 크게 줄었다.

수입규제 신규조사가 건수가 감소한 이유로는 첫째,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전 세계 교역둔화를 꼽을 수 있다. 보통 수입규제에 대한 결정은 조사개시 1~3년 전 수입의 흐름과 국내산업에 대한 미래를 근거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입의 증감은 이후 개시될 신규조사 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입이 감소할 경우 약 2년 후에 수입규제 조사개시 건수가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둘째는 미국 내 철강 시황 개선에 따른 철강 규제 완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철강, 금속에 대한 미국의 신규조사는 단 한 건도 개시되지 않았다. 게다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 계획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규조사가 급증했던 인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걸프협력회의(GCC) 등에서 반덤핑, 세이프가드 판정에도 불구하고 최종 조치가 부과되지 않은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 것도 신규 제소와 조사개시 유인이 감소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지난해 상반기 59건의 조사를 개시했으나 최종 34건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한국을 대상으로 개시된 신규조사는 올해 상반기 총 9건으로 작년 상반기(16건)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34건)과 러시아(10건) 다음으로 많았다. 보고서는 터키가 최근 수입규제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신규 개시한 10건의 조사 중 3건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도 한국을 대상으로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할 위험이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자급률이 상승하는 석유화학 제품 중심으로 수입규제조치가 증가하고 있어 대중국 수입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사전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신규조사 건수가 감소한 것은 수입규제 강화 추세가 반전된 신호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향후 코로나19로 악화됐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이전보다 더욱 강화된 수입규제 조치가 증가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의 경우는 공급과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철강·금속을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는 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신규 수입규제 조사건수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를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코로나19로 악화됐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입규제 조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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