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빚더미' HNA그룹 백기사 등장...기업회생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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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9-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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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업 경험 전무···팡다그룹 구원투수 등판

  • M&A 포식자→부채왕··· 경영 정상화 주력

[사진=HNA그룹]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 하이난항공(HNA·하이항)그룹을 구제할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반년 넘게 이어졌던 HNA그룹 파산 구조조정도 청신호가 켜졌다.
 
항공업 경험 전무···팡다그룹 구원투수 등판
1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HNA그룹 산하 항공사업에 랴오닝성 팡다(方大)그룹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앞서 HNA그룹 자산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팡다그룹은 푸싱그룹, 쥔야오그룹과 경쟁을 벌였으나 최고 인수가를 써내며 낙찰됐다. 구체적인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전략적 투자가 완료되면 팡다그룹은 HNA그룹 지배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이번 거래는 오는 27일 열리는 채권단회의 투표를 거쳐야 한다. 

팡다그룹은 석탄, 철강, 제약, 부동산 등에 종사하는 종합 민영기업이다. 산하에 동북제약, 팡다탄소, 팡다특수강, 중흥상업 등 여러 상장사도 거느리고 있다. 특히 국유기업 인수합병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다. 민영기업이지만,  그동안 파산 위기에 직면한 국유기업을 줄줄이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팡다그룹은 이번 HNA그룹 인수를 위해 지난 6월 산하 기업 4곳에서 300억 위안을 출자해 하이난성에 팡다항공발전이라는 기업을 세웠다. 흥미로운 점은 팡다그룹은 항공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인수 경쟁을 벌였던 푸싱그룹과 쥔야오그룹이 항공·관광사업을 거느린 것과 비교된다. HNA 항공사업을 인수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사업도 딱히 없다.

그렇다고 자금력이 막강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순익은 10억8400만 위안으로, 같은 기간 푸싱그룹(80억2000만 위안)보다 못하다. 

그런데도 팡다그룹이 낙찰된 것은 인수가를 최고가로 써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부채난에 처한 HNA그룹은 6만명이 넘는 채권자에 상환해야 할 자금만 1조2000억 위안(약 218조원)이 넘는다.

채무난을 해결하기 위해 사실상 팡다그룹을 낙점했다는 것이다. 또 인수가를 높이 제시했다는 건 그만큼 HNA그룹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것이라 그룹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A 포식자'에서 부채왕으로··· 경영 정상화에 주력
HNA그룹은 한때 중국에서 '인수·합병(M&A) 포식자'로 불렸던 기업이다. 1993년 하이난성 지방 항공사로 출발해 2015~2017년 사이 공격적인 해외 M&A를 통해 사세를 불려나갔다. 힐튼호텔부터 도이체방크까지, 은행·부동산·호텔·영화사 등 이 기간 인수에 쏟아부은 돈만 500억 달러에 육박한다. M&A로 사세를 불리며 글로벌 기업 순위도 2015년 464위에서 2017년 170위까지 껑충 뛰었다.

산하 항공사만 하이난항공을 비롯해 신화항공, 산시항공, 샹펑항공 등 14곳, 보유 항공기 수 885대, 연간 여객운송량 1억2000만명, 운항노선만 1500개에 달하는 거대한 항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위층 정경 유착, 과다부채 등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HNA 모그룹에서 계열사를 동원해 자금을 횡령하고 몰래 담보 대출을 받는 등 부실 경영 행태가 드러났다. 

결국 2020년 2월 하이난성 정부가 직접 경영권을 잡고 HNA그룹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부채난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올 초 채권단은 법원에 파산·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중국 역사상 부채액이 가장 많은 파산안으로 기록됐다.  지난 3월부터 산하 항공사업 매각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 모집에 나서왔다. 

파산 위기 속에서도 경영 정상화에 힘쓰며 올 상반기 실적도 개선됐다. HNA그룹은 올 상반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54% 증가한 183억3400만 위안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적자는 9억6800만 위안으로, 90% 넘게 줄였고, 순현금흐름도 18억3200만 위안으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자료=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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