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난항공, 안방보험 전철 밟나… ‘빚더미’ 못 이겨 ‘법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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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1-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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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NA그룹, 한때 글로벌 'M&A' 포식자

  • 코로나19에 유동성 위기 심화... 부채 청산 본격화

  • 中 법정관리법 시행 이래 76개 기업 재기 성공

HNA그룹 로고

“청산할까, 재기할까.”

중국 4대 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의 모기업 HNA그룹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서 향후 HNA의 운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법정관리법 시행 이래 7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정상화에 성공한 만큼 HNA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과, 이미 오래전부터 빚더미에 시달려온 HNA가 안방그룹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무리한 M&A로 빚더미... 코로나 직격탄까지 겹쳐

중국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최근 HNA그룹은 회사가 중정(重整·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발표했다. HNA그룹 채권자들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자, 법원에 파산 및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HNA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최대 채권자는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개발은행이다.

HNA그룹은 “하이난성 고급인민법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통지서를 받았다”며 “회사 측은 법원에 협조해 적극적으로 부채 청산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실 HNA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유명한 ‘빚더미 기업’이다. 문어발식 해외 인수합병(M&A) 후유증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1993년 하이난성 지방 항공사로 출발한 HNA그룹은 2015년부터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불려나갔다. 힐튼호텔, 도이체방크 등은 물론 부동산 영화사까지 무려 400억 달러어치 자산을 사들이며 글로벌 'M&A 포식자'로 불렸다.

그러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위층 유착 논란, 과다부채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위기에 빠졌다. 인수했던 호텔과 부동산, 은행의 지분을 매각하며 빚을 줄여나갔지만, 지난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수요가 크게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 HNA그룹은 재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HNA를 이끌고 있는 구강 대표는 “우리의 재기는 법정관리를 통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 터널을 빠져나가면 태양이 비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위챗 계정을 통해 직원들을 독려했다.

◆향후 전망은 엇갈려... "안방보험 전철 밟을 수도"

이에 따라 HNA가 법정관리 절차를 거쳐 위기를 돌파해 회생의 길을 찾을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펑파이는 “중국 당국의 법정관리 절차를 통해 그간 76개 기업이 정상화에 성공했다”며 HNA의 재기 성공을 기대했다.

법정관리를 거쳐 재기를 이룬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일본의 일본항공 등의 사례도 HNA의 정상화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펑파이는 “항공사의 파산 및 기업회생 절차는 흔한 일이 아니지만, 대부분 이를 통해 회생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HNA가 결국 청산의 길을 밟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미 앞서 안방보험이 청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CNN은 이번 HNA의 사례를 안방보험과 비교하며 “안방보험은 법정관리를 거쳐 청산 절차를 밟게됐다”고 지적했다.

안방보험은 공격적인 글로벌 M&A로 한때 자산이 2조 위안에 달하는 중국 최대 민간 보험사였으나 중국 정부가 경영권을 접수한 후 2년 만에 해체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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