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갈등 반복 원인은 '저가 요금'…사업자 '라운드 테이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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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9-0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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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개최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중섭 방송통신위원회 방송기반국장,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 임준현 LG헬로비전 컨슈머사업담당, 한진만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상혁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본부장, 서장원 CJ ENM 전략지원실장, 오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정책관. [사진=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콘텐츠 대가 산정을 놓고 갈등이 매년 이어지는 가운데 저가 요금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참석자들은 사업자 간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라운드 테이블'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8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료방송시장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채널과 콘텐츠 거래는 원칙적으로 자율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시청자 피해나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대가 산정기준에 대한 입장 차이로 방송 송출 중단, 소송까지 이어지며, 시청권도 위협받고 있다"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콘텐츠 거래 기준 마련은 경쟁력을 키우고 방송 산업 성장을 도모할 뿐 아니라 시청권 보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 분석과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문위원은 해외 20개 국가 44개 플랫폼 사업자와 16개 국가 41개 콘텐츠 사업자의 사업 환경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PP의 사업수익성(EBITDA 마진율)은 9.00%을 기록했다. 미국 등 미디어 산업이 발전한 해외 국가들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고, 비슷한 GDP 규모 국가와 비교해도 최하위권이다. 반면 국내 인터넷TV(IPTV) 사업자의 EBITDA 마진율은 20.19%로, PP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IPTV 등 플랫폼과 PP 사업자 간 콘텐츠 거래 수익배분 비율도 국내가 해외에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IPTV 3사가 지상파를 포함한 실시간 채널 전체에 지급한 콘텐츠 사용료 지급비율은 33% 수준으로 미국(62.20%), 영국(83.6%), 뉴질랜드(58.78%), 인도네시아(50.20%)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문위원은 "불합리한 콘텐츠 가치 책정으로 인한 콘텐츠 사업자들의 투자회수율 저하 문제는 콘텐츠 사업자의 투자재원 확보 실패와 콘텐츠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유료방송 콘텐츠 수익배분 비율을 약 10~20% 상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전문위원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 저가 요금 구조의 고착화로 정당한 콘텐츠 대가 지급 여력이 미흡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료방송 시장 규제의 틀을 자율거래 원칙을 적용하면서도 사회적 개입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 '규제된 자율 거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IPTV 사업자의 콘텐츠 수익배분 비율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수준으로 상향하는 동시에 유료방송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정상화를 위해 '콘텐츠 제작원가 기반의 유료방송 이용요금 신고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만 강원대학교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로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 배중섭 방통위 방송기반국장, 서장원 CJ ENM 전략지원실장,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본부장, 임준현 LG헬로비전 컨슈머사업담당,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이 참여했다.

학계에서는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이 "정부는 분쟁을 줄일 수 있는 제도를 제시·운영하고, 사후적으로 분쟁 조정자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학계 등이 참여해)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위원회 구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김혁 미디어플랫폼본부장은 IPTV는 마케팅 비용 지출이 크나, SO는 해지방어 시 요금 인하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써서 IPTV와 SO의 콘텐츠 사업자와의 수익 분배 비율을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본부장은 그간 플랫폼 사업자들이 부정적으로 여겼던 선계약 후공급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객관적인 분배 기준을 정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모이는 라운드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준현 LG헬로비전 컨슈머사업담당은 플랫폼 사업자만 높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 ARPU 인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하며 PP는 ARPU를 높이기 위해 고가 요금제 가입자 유치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꼬집었다.

반면 PP인 CJ ENM의 서장원 전략지원실장은 "플랫폼이 가입자를 유치하고 ARPU를 올리려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볼 만한 콘텐츠 제작을 활발히 하면 플랫폼도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적용돼야 할 공정한 관행과 기본적 원칙은 어느 산업이나 똑같다"며 "배분 비율 등을 라운드 테이블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중섭 방통위 방송기반국장은 "실제 콘텐츠 대가 산정에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지만, 정부는 대가 산정을 위한 객관적 기준을 만드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국장은 정부가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를 통해 대가 산정 실무적 초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콘텐츠 거래 시장에서 사업자 간 협상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순수 자율규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기준을 설정한 뒤 이를 위반하면 시정조치를 하고 잘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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