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에 잠재성장률 2%로 추락…경제성장률 4%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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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8-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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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4.0%를 유지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내수 경기 회복세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로 낮춰 잡았다. 시장에서는 잠재성장률 훼손에 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올해 4%, 내년 3%)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은은 "현행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은은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4.0%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크게 늘면서 오는 4분기 이후 경제활동 제한이 점차 완화할 것을 전제로 했다.

하지만 잠재성장률 추정치(2021~2022년 평균)를 2.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2019년 추정치(2.5~2.6%)보다 0.5~0.6%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력 등 모든 생산 요소를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말한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는 건 경제의 기초체력이 그만큼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은의 하향 조정에 앞서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도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잠재성장률이 2021~2030년 2.5%에서 2031~2041년 2.0%로 낮아진 뒤, 2041~2050년에는 1.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업체인 피치 역시 최근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연 2.5%에서 2.3%로 낮췄다. 피치는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으로 "빠른 인구 고령화로 중기 성장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현 정부가 중기 우려를 상쇄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지만,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기관 중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역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데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 영향이 가장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5~64세 인구는 2017년 3757만명에서 오는 2030년 3395만명으로 감소한 뒤 2070년에는 1784만명까지 급감할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까지 겹치면서 국내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이유는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며 인구구조 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고용이 나빠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잠재성장률 전망치만 하향 조정한 것을 두고 한국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올해 4.0%, 내년 3%)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해 -0.9%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성장률에 반영돼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4%, 3%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크게 어긋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하락 해소와 관련해서는 "일차적으로는 코로나19가 남긴 지속적인 영향, '상흔 효과'를 빨리 최소화해야 한다"며 "신성장산업 지원을 과감히 강화하고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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