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4일(현지시간) 국내 이송을 위해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수송기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를 도왔던 아프간 현지인 391명이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26일 입국한다. 정부가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인도적 차원에서 국내로 대규모 이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들이 군수송기를 이용해 26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 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 대사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병원, 직업훈련원 등에서 일한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가족들로 총 391명이다. 이 중에는 5세 이하 영유아가 100여명이며,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생아도 3명 포함됐다. 이들은 과거 한국을 위해 일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했다며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작전명 '미라클'...군 수송기 투입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도운 아프간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우리 정부 및 군 관계자들과 아프간인들이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면밀히 챙기라"고 지시했다.

아프간 현지인 협력자 수송 작전명은 ‘미라클 작전’이다. 당초 정부는 외국 민간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15일 현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공중급유기 KC330(300명 탑승가능)와 군용 수송기 C130 두 기종의 투입을 결정했다. 

현재 미국·영국·독일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기에 처한 현지인들을 구출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01년 테러와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비전투부대를 파병한 바 있다. 군부대는 2007년 12월 철수했지만, 정부는 최근 정권이 탈레반에 넘어가기 전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 재건을 지원했다. 

◆한국행 희망자 100% 이송...영주권 부여 검토
 

[그래픽=김효곤 기자]


당초 한국 정부에 이동을 신청한 협력자들은 총 427명이었으나 이 중 36명은 국내 잔류나 3국행을 선택했다. 자발적인 의사로 한국행을 포기한 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 구출에 성공한 셈이다. 정부는 자력으로 현지 공항에 도착하라는 타 국가들과 달리 버스를 대절해 이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국에 도착하면 법무부가 지원하는 버스를 타고 충북 진천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진천 시설에 머무는 기간은 6주 정도다.

이후 한국에 정착할지 다른 나라로 이주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우선 단기방문(C3) 비자를 발급받은 뒤 90일간 국내에 머무르면서 관계 당국과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들이 한국 정착을 원할 경우 정부는 미얀마 사태 당시 국내 체류 미얀마인들에게 부여한 인도적 특별체류자격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적 체류자는 1년 단위로 기한을 연장해야 하고, 국내 취업 등에도 제약이 많다. 

이에 정부가 영주권을 줄 가능성도 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별공로가 있는 사람으로 법적 인정되는 경우 법무부장관이 영주 자격 요건 등을 전부 또는 일부 완화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아직까지 수요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기간에도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원 확인을 지속할 계획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지의 우수한 전문 인력으로 우리와 같이 일한 동료들이고, 현지 한국 대사관 직원들과도 계속 교류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짧게는 1~3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아프간에서 한국의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을 도와준 현지인 조력자 및 직계가족들인 만큼 철저한 신원 확인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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