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동향] 델타 바이러스에 국제유가 하락세...정유업계는 3주 만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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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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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던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3주 만에 기세를 잃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한껏 뛰었던 국제유가 역시 하락세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67.82달러로 전주 대비 1.99% 감소했다.

특히 경기회복 저조와 함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주요 원유 중 가장 큰 폭(전주 대비 –2.55%)으로 하락한 배럴당 65.76달러를 기록했다.
 
경기회복 막은 '델타바이러스'...美 테이퍼링도 유가 하락요인
국제유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델타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꼽힌다. 일본은 도쿄 등에 대한 긴급사태 기간을 당초 이달 31일까지에서 9월 12일까지로 연장했다.

미국은 기차, 버스, 항공기 등 교통수단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을 다음 달 13일까지 유지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 18일까지로 연장했다. 중국에서도 항만 등의 시설 운영 중단이 이어졌으며, 영국은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섬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3월 수준까지 증가했다.

델타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주요 석유 소비국의 지난 15일 기준 주간 이동성 지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과 비교해 13%를 하회하면서 휘발유 등의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추세다. 특히 일본의 이동성 지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28%를 하회했다.

중국의 정제처리량 감소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지난달 정제처리량은 5906만 톤(t)으로 전년 동월 대비 0.9%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석유제품 주요 생산국의 정제처리량 감소는 석유제품 가격은 올릴 수 있으나 원유 가격에 있어서는 하락 요인이다.

다만 OPEC+가 추가 증산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낸 것은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로이터는 OPE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OPEC+가 7월 합의한 내용 외에 추가 공급이 필요치 않은 것으로 시장을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도 국제유가 하락 폭을 제한했는데, 지난 13일 기준 미국의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323만 배럴 감소한 4억35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다. 또 미국의 석유제품 수요도 최근 4주 평균 하루 2082만 배럴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기대치를 밑돌 뿐 석유제품 수요는 건재함을 나타냈다.

국제 금융 측면에서는 미국 달러화 강세와 경제지표 부진 등이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회의록에 따르면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다수의 연방준비위원회(Fed, 연준) 위원들이 올해 중에는 테이퍼링을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시사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7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인 0.3%를 크게 넘은 감소 폭이다. 골드만삭스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의 3분기 소비지출 및 생산 등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미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9%에서 5.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런던 IEC선물거래소와 뉴욕상업거래소(NYMEC)에서 거래되는 미 원유 선물에 대한 헤지펀드 등 투기자금의 순매수 포지션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정학 측면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우라늄 농축 사향 가속 발표 등이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IAEA는 최근 이란이 우라늄 농축도를 무기급 수준(90%)까지 지속적으로 상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지난 4월 우라늄 농축도를 20%에서 60%로 상향한 지 4개월 만이다. 그동안 중동의 긴장감 높이는 소식이 발표될 때마다 국제유가는 치솟았다.
 
다시 내려앉은 정제마진...정유업계 하반기 회복 맞아?
석유제품 가격도 하락세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석유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8월 셋째 주 기준 전주 대비 2.98% 감소한 배럴당 77.22달러를 기록했다. 등유는 2.21% 감소한 71.92달러에, 경유는 2.15% 하락한 74.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 하락은 정제마진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8월 셋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로 다시 3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7월 마지막 주 1년 5개월 만에 3달러를 회복했지만 3주 만에 다시 하락세다.

다만 업계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으로 보고 여전히 하반기에는 정유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한다는 것은 석유제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은 “낮아진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하면 향후 코로나19 진정과 함께 석유 수요의 회복 국면에서 정제마진의 추세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유소의 석유제품 판매가격도 소폭 하락했다. 8월 셋째 주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0.2원 내린 리터당 1647원이다. 이로 인해 15주 연속 이어갔던 휘발유 가격 상승세는 멈춰섰다.

경유는 전주 대비 0.5원 하락한 리터당 1441.7원, 등유는 0.8% 증가한 941.8원을 기록했다. 상표별 가격은 휘발유 기준 알뜰주유소의 평균가격이 리터당 1623.6원으로 가장 낮았고, GS칼텍스 주유소가 가장 높은 1655원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알뜰주유소가 리터당 1417.1원으로 최저가, GS칼텍스가 1450.7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8월 셋째 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0.9원 하락한 리터당 1730원을 기록,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3원 높았다. 최저가 지역은 대구로 전주 대비 0.8원 하락한 리터당 1623.9원을 기록,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3.1원 낮았다.

제품별 정유사 공급 평균 가격은 휘발유가 전주 대비 3.1원 상승한 리터당 1582.7원을, 경유가 10원 오른 1359원을 기록했다. 정유사별 공급가격은 휘발유 기준 SK에너지가 전주 대비 20.1원 상승한 리터당 1586.6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저가는 GS칼텍스로 전주 대비 15.8원 내린 1577.3원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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