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대피 시한 연장하나...국제사회 압박 속 24시간 내 결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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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8-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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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대피 마감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아프간 탈출을 희망하며 카불 공항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모두 구출하려면 현실적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로이터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 내부에서 미군이 아프간 내 자국민과 현지 협력자를 구출하는 작전을 기한 내에 끝낼 수 없을 것이란 진단이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빠르면 24시간 안(24일 내)에 작전 시한 연장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

 
이날 애덤 시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정보당국의 보고를 받은 후 취재진을 만나 "아직 (아프간에서) 대피가 필요한 미국인의 숫자를 고려할 때 대피 작전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면서 "카불 공항에 대한 테러 위협 역시 매우 현실적이고 근본적"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카불 공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래 아프간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따라 카불 공항 주변에는 아프간 현지인들과 서방국가 출신 체류자들이 몰리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대피 작전 역시 카불 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군은 오는 31일을 시한으로 설정하고 6000명의 군인을 추가로 임시 파병해 동맹국 병력과 함께 공항 경비와 항공기의 이착륙 관제 역할 등을 수행 중이다.
 
특히, 카불 공항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폭탄 테러 등 극단주의 세력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스스로 이슬람국가(ISIS)의 지부라고 주장하는 'ISIS-K'는 카불 공항과 그 주변 지역에 대한 테러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ISIS-K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태동한 테러 조직으로 ISIS와 이념과 전술을 공유하곤 있지만, 조직적으로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다.
 
구출 시한 연장, G7 정상회의서 판가름...철군 이후 '추가 대피' 가능성도
또한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 철군과 대피 작전 시한 연장 결정을 24일 중 화상 방식으로 열리는 주요 7개국(G7) 긴급 정상회의에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상회의를 제안한 의장국인 영국을 비롯한 G7 정상들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향해 대피 작전 기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일본 등 각국 역시 아프간에서 자체적인 대피 작전을 수행 중인 가운데, 오는 31일 미군이 철수한 후에는 구출 작전일지라도 아프간에서의 독자적인 군사 활동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년 동안 아프간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얻은 성취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연일 탈레반에 대한 국제 제재와 모든 아프간 탈출 희망자의 구출을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 측은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 탈레반 세력은 미군이 철군 시한을 넘기고 남아 있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의 철군 연장 결정에 경계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3일 백악관 정례 기자회견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매일 탈레반 세력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3시부터 12시간 동안 카불에서 1만900명을 대피시켰을 정도로 미군의 구출 작전이 엄청난 진전을 보였다고 말해 국내외 여론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미군이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대피시킨 총 인원은 4만8000여명에 달한다. 
 
아울러, 로이터는 두 명의 미국 관료를 인용해 6000명의 추가 파병 병력까지 철수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소요하기 때문에 오는 31일 미군의 공식 철군 이후라도 대피 작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는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에 대한 국가(미국)의 약속은 8월 31일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다"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편, 탈레반 세력은 미군 철수 시한에 맞춰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기 위해 마지막 저항 지역으로 꼽히는 북부 판지시르 계곡 거점을 포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에선 아프간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인 아흐마드 마수드가 반탈레반 항전 세력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을 이끌고 있다.
 
이날 알리 나사리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 대외관계 책임자는 영국 BBC와의 대담에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추진하겠지만, 실패할 경우 어떠한 종류의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밝혔다.
 
BBC는 마수드와 NRF 세력이 궁극적인 목표로 탈레반으로부터 자치권을 얻어 아프간을 분권 통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에서 경계 근무 중인 미군 모습.[사진=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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