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발 묶인 삼성생명, 해외진출로 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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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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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하반기 중국 법인에 1000억원 이상 투자 결정

  • 지난 5월엔 해외 부동산 투자사 지분 인수

삼성생명이 올해 들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중은삼성)의 추가 투자에 이어 태국 법인도 현지 설계사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부동산 전문 운용사도 인수했다.

[사진=아주경제DB]


삼성생명이 최근 들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데는 금융당국의 제재 본격화로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하반기 내에 중은삼성의 유상증자를 위해 6억 위안(한화 약 1091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투자한 6억원은 기존에 삼성생명이 중은삼성에 두 차례 투자한 금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5년 중은삼성(당시 중항삼성인수) 설립에 4억 위안(한화 약 727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중국은행이 지분을 참여한 2015년 1700만 위안(한화 약 3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중은삼성은 최근 실적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중은삼성은 지난 2017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매년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중은삼성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51% 성장한 1조56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1% 증가한 1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 영업수익이 9279억7200만원에 순이익만 152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중은삼성 외에도 태국 현지법인인 타이삼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타이삼성의 현지 점유율 확대를 위해 태국 전역에 5개의 육성센터를 설립해 신인 설계사를 확충하고 있다. 1분기 말 현지 타이삼성의 소속 설계사는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한 9806명이다. 설계사 채널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 역시 4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5월 영국의 종합부동산 그룹 세빌스(Savills) plc 산하 부동산 자산운용사 세빌스IM의 지분 25%를 6375만 파운드(한화 약 1013억원)에 인수했다. 

이처럼 삼성생명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데는 국내에서 금융당국의 제재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비 미지급에 대한 삼성생명의 징계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에 대해 금융위에 '기관경고' 중징계를 요청했다. 금융위가 삼성생명에 대해 기관경고 징계를 확정할 경우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감독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

2심이 진행 중인 즉시연금 소송도 삼성생명에는 악재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기면 한 달 후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가입자와 지급금액은 각각 5만5000명, 4300만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은 지난 2분기 소송 패소에 대비하기 위해 277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기도 했다. 충당금 적립으로 삼성생명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3.9%, 75.1% 감소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삼성생명의 암입원비 미지급에 대한 징계로 기관경고를 확정할 경우 생보사의 핵심 미래사업인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진출 길이 막히게 된다"며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해외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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