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HMM 노조 파업 초읽기..."부산항 마비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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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8-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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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조가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HMM육상직원노동조합(이하 육상노조)이 사측이 제시한 임금 8% 인상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육상노조가 전날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조합원의 99%가량이 참석했으며 이 중 95%가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에 HMM 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에 따른 2차 조정안이다. 노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마지막 3차 조정을 하게 된다. 대안을 찾지 못할 경우 파업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앞서 사측은 노조에 임금 8% 인상, 성과급 500% 지급을 골자로 하는 최종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임금 25% 인상안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전체 조합원 대다수가 사측이 제시한 인상안에 반대하는 만큼 6시간 만에 대안을 찾기는 힘든 상황이다. 20일에는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하 해상노조)의 2차 조정이 있는데 양 노조는 주장하는 바가 같아 육상노조와의 합의 없이 해상노조와의 단독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육상노조의 반대로 인해 부산항은 비상이 걸렸다. 육상노조 조합원들은 항구 스케줄 관리직, 영업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노조의 파업이나 단체 행동에 따라 부산항에 선박 병목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당장 선박 영업부터 차질이 생기고 부산항도 마비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부산항 앞바다에서 정박을 하지 못하는 배들이 줄을 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육상노조가 파업을 준비하면 뜻을 같이하는 해상노조도 동참할 것이 유력하다. 현행 선원법상 운항 중인 선박의 선원은 파업이 불가능하지만 부산항에 도달한 배들이 컨테이너 하선을 거부하거나 출항을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HMM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조원대를 넘어 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상 초유 노조 파업이 최대 위험요소로 떠올랐다.

더 큰 문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물류대란이 더욱 심화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 확보가 어려워 수요가 있음에도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너무 높은 운임비에 더해 대기업들의 선복 선점에 따라 컨테이너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HMM은 정부의 '수출입 물류 추가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미주 노선의 임시선박을 최소 월 2회에서 4회로 늘리는 등 현재까지 총 39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해 국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해왔다.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미주향, 유럽향 선박은 거의 대부분 HMM의 선박”이라며 “파업에 돌입한다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물류대란도 심화될 것이며, 특히 중소기업이 받는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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