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증가에 ‘타이레놀’만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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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입력 2021-08-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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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 약국 "여전히 타이레놀 지명구매 많아"...판매량 올초 대비 10배 증가

  • 국내 제약사는 특수 거의 없어..."젊은층 접종 시작되면 달라질 것"의견도

[사진=타이레놀]

[데일리동방]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증가하자 진통해열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 후 발열과 근육통 오한 등에 대비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해열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대다수 사람들이 타이레놀만 찾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3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시 복용해야 하는 진통해열제로 성분명이 아닌 제품명인 타이레놀을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약사회는 방역 당국이 특정 상표명을 언급한 데 우려를 표하며 성분명인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안내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상품명 대신 성분명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아세트아미노펜 주간 생산량은 약 1000만~3000만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급 안정화 조치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 제품이 증가하며 생산량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예방접종 대상이 확대되는 상황에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이레놀만 찾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데일리동방이 노원구 내 약국 10곳에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 타이레놀 위주의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찾는 사람들이 많아 4곳은 재고가 없었고 6곳은 있어도 들쑥날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진=조재형 기자]

공릉동 A약국 약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이레놀 지명 구매를 하는데 재고 확보가 어렵다”고 전한 뒤 “진통해열제 판매량은 2배 정도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릉동 B약국 약사는 “다른 약국은 어떻게 재고를 확보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린 재고가 없다”며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제 제품을 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고 있는 약국을 찾으러 그냥 간다”고 전했다.

월계동 C약국 약사는 “체감상 진통해열제 판매량은 3배 정도 늘었고, 재고는 타이레놀500mg은 있지만 ER서방정은 없다”며 “다른 제품을 권유하면 그냥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히 나이 많은 사람들은 설명을 해줘도 왜 같은 제품인지 이해 못할 때도 많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일선 약국에서 체감하는 타이레놀 판매량 증가율은 2~3배지만, 실제 타이레놀 판매량은 더 급증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얀센의 타이레놀 매출액은 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억원보다 32.7%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8.1%에서 올해 1분기 57.7%까지 상승했다.

약국 자료수집기관 케어인사이트가 185개 패널약국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는 더 놀랍다. 타이레놀500mg과 ER서방정의 판매량이 올초 대비 무려 10배 증가했다. 약국 1곳당 1주에 4개씩 판매되던 게 40개로 급증한 것. 약국 시장 점유율도 92.4%로 압도적이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의 아세트아미노펜 제품들의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다.

A제약사 관계자는 “백신접종이 늘어도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판매율의 유의미한 증가는 없었다”고 밝힌 뒤 “우린 이부프로펜 제제가 더 주력이라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내심 백신 특수를 기대했는데 정작 넘쳐나는 제품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아쉬워했다.
 

[사진=삼진제약]

그나마 삼진제약의 게보린쿨다운정 정도가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월별 편차가 있어 정확히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백신접종 이슈 전보다는 월 2배가량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진제약은 향남공장 내 게보린쿨다운정 생산 제조단위를 2배 증설하는 등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설비 증설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진통해열제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계동 D약국 약사는 “아직 타이레놀을 찾는 소비자가 더 많지만 그래도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명을 소비자들이 많이 익숙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10부제 예약을 통한 젊은층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타이레놀 말고 다른 제품들의 판매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1·2차 백신 접종률은 각각 46.3%(누적 접종자 2378만511명), 20.4%(1049만1866명)까지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축사에서 10월까지 전국민의 70%가 2차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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