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예술로 바라보는 비무장지대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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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8-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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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 오는 20일부터 ‘DMZ 극장’ 개최

  • ‘원더티켓’, 9월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서 공연

‘DMZ 극장‘ 안보인 관광 공연 장면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세계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DMZ)가 예술을 통해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18일 “비무장지대(DMZ)의 다양한 역사적‧장소적 맥락을 전시와 공연 등을 통해 살펴보는 ‘DMZ 극장’을 오는 20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라고 전했다.

서울관 개관 이래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프로젝트(계획) 전시를 선보여 온 국립현대미술관은 8전시실에서 전시와 함께 배우가 직접 관람객과 호흡하는 퍼포먼스(공연)가 결합한 이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작가 정연두와 연출가 수르야가 협업하여 선보이는 ‘DMZ 극장’은 사진, 오브제, 설치, 공연을 통해 비무장지대가 지닌 분단과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맥락이나 생태적 보고(寶庫)로서 특징을 넘어선 의미와 서사의 확장을 시도하는 일종의 다원예술 프로젝트이다.

‘DMZ 극장’은 2017년부터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과 군인 인터뷰,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전망대 주변에 얽힌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오브제(물체)와 드로잉 그리고 이를 무대 삼아 진행되는 배우들의 공연 등 44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7명의 배우가 참여하는 퍼포먼스는 음악, 조명, 영상 등과 어우러져 전시장에 설치된 오브제와 상호작용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DMZ의 현실, 역사, 전설 등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강화 평화극장>은 형형색색 페트병을 이어 만든 오브제를 구명대 삼아 바다를 건너온 키 작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오두산 통일극장>은 북한 황해북도 기정동 선전마을의 지붕 없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상상을 사진, 초록색 천의 오브제 및 퍼포먼스로 구성한 것이다.

<도라극장>은 휴전 후 포로 교환을 했던 도라 전망대 근처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소재로 하여 만남과 헤어짐을 내용을 담고 있다. <승전극장>에서는 한국전쟁 승리의 큰 공을 세웠던 군마(軍馬) ‘레클리스’의 실화를 풀어냈으며, <상승극장>은 1974년 최초로 땅굴이 발견된 상황을 사진에서 출발하여 오브제 작품과 배우의 몸짓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뒤이어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던 고지전(高地戰)을 비롯하여 DMZ 주변 지명에 얽힌 이야기가 <열쇠극장>의 사진, 오브제 및 퍼포먼스의 내용을 구성한다. <멸공극장>에서는 피난민들 사이에 떠돌았던 구전 설화에서 출발하여 민들레 벌판을 형상화 한 오브제를 배경으로, 전쟁고아로 버려진 후 지뢰를 밟아 영원히 살게 된 민들레 할머니의 생애가 펼쳐진다.

<철원 평화극장>에는 인간이 떠난 후 남과 북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생명체 두루미의 서사가 담겨 있다. <승리극장>에서는 대북 확성기와 초소를 형상화한 오브제를 수직으로 설치하고 화강(花江)의 여신이 치열했던 전투를 상기시키는 공연을 수행한다.

<칠성극장>은 군인들이 총 대신 오색의 풍선을 들고 관광을 위해 평양에 입성하는 장면의 연출 사진과 오브제를 선보인다. <을지극장>은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를 채우는 마지막 7번째 봉우리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가칠봉’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보여준다.

<금강산극장>에서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바탕으로 날개옷을 입은 선녀처럼 분장실에서 무대로 날아오르는 배우를 위한 공간과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고성 통일극장>에는 DMZ에 서식하는 멧돼지, 곰, 고라니 등 야생 동물에 관한 신화가 스며들어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실에서는 13개 전망대의 이름과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공연은 9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미술관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또한 ‘DMZ 안보 관광’의 형식을 빌려온 1인 공연 <안보인 관광>이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에 각각 진행되어 DMZ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안보 관광’은 전쟁, 학살, 재난의 현장을 찾아가는 여행프로그램으로, 전쟁과 분단과 관련된 현장을 둘러보며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DMZ 극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의 풍부하고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예술적 실천으로 재해석하여 보여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적 생성지대로서 비무장지대의 의미와 서사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뮤지컬 '원더티켓-수호나무가 있는 마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회승, 이서영, 이황의, 윤도현. [사진=연합뉴스 제공]


비무장지대(DMZ) 장소 그 자체가 갖는 의미도 크다. 쇼와 뮤지컬을 결합한 ‘원더티켓(Wonder Ticket)-수호나무가 있는 마을’이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원더티켓’은 세계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DMZ)가 ‘평화와 화해’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한국의 대표문화관광 콘텐츠인 공연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DMZ 평화관광 콘텐츠’로 기획됐다. ‘윈터티켓’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작품이다.

‘원더티켓’은 자유의 다리에 멈춰 선 녹슨 ‘기관차’와 임진각 평화누리 ‘바람의 언덕’을 소재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로 해외에서 관광객이 많이 오지 못했지만, 비무장지대(DMZ)는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 장소 중 한 곳이다. ‘원더티켓’ 같은 공연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최광일 총감독은 "‘원더티켓’은 한국 문화와 비무장지대(DMZ)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기획된 공연이다"라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보는 대표 공연이 되기 위해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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