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인(人)]부득담 부총리 "베트남만의 '뉴노멀' 코로나19 환경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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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1-08-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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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심전략은 그린존과 레드존의 구분...3~4주내 일상복귀 목표"

  • "신속검사 통한 확진자 발생 시 최대한 빠른시간 레드존으로 분리"

  • "9월 중순까지 70%이상 1차접종 완료...그린존 확대로 정상활동 시작"

호찌민 중심부인 1군의 보반끼엣 도로가 야간동행금지 여파로 텅비어 있다.[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40일'

베트남 호찌민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적용된 날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 넉달째.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호찌민은 총리령 15호와 16호가 연이어 적용되면서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제 이른 아침 바삐 움직이던 일상은 온데간데없고 대부분 시민들은 집밖을 나서기도 어렵다. 그나마 통행증으로 식료품을 사고 외부에 나갈 수 있는 건 불과 한 시간 정도. 이마저도 행여 산책이나 외부활동을 했다간 벌금 세례를 맞는다. 잠들지 않는 도시로 불렸던 호찌민은 저녁이 되면 통금여파로 다시 암흑이 시작된다. 사실상 1300만 시민이 자택연금이나 다름없는 시간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희망적인 소식이 들렸다. 베트남 정부가 호찌민시의 1차접종률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리고 봉쇄령을 늦어도 최대 9월 15일에는 풀릴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봉쇄기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곤궁함이 점점 커져가자 당국이 백신공급에 집중하고 날짜 기준을 제시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40여일의 기나긴 봉쇄 속에도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자 시민들은 그간 불만이 켜켜이 쌓여왔던 터다.

베트남의 새로운 방역 전략은 백신접종률 향상과 더불어 4단계 구획설정이다. 이 중 핵심은 그린존(청정지역)과 레드존(위험지역)을 구분하는 것이다. 도시 안 구역을 확진자와 비확진자 지역으로 구분하고 그 사이 '오렌지존'과 '옐로존‘이라는 중간지대를 설정했다. 우선 확진자는 계속해서 레드존으로 이동시킨다. 이후 오렌지존과 옐로존에서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이를 그린존으로 선포하고 이렇게 해서 점차 그린존을 확대해간다. 궁극적으론 오렌지존과 옐로존이 모두 사라지면 레드존을 둘러싼 그린존만 남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도시 안에서도 코로나19로 국경을 나누겠다는 베트남만의 접근방식인 셈이다.

신방역정책의 홍보에는 부득담 부총리 겸 국가질병통제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베트남 관영언론 베트남플러스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지침을 밝혔다. 그는 팜민찐 총리에게 코로나19 관련 정책을 위임받아 사실상 베트남 방역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그의 발언 하나가 베트남 국민을 포함해 현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가 밝힌 베트남만의 뉴노멀 상황은 무엇인지 또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무엇인지 현지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전한다. 다음은 담 부총리의 일문일답.

 

부득담 코로나19 질병통제관리위원장 겸 부총리[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부총리는 그동안 남부지역을 점검하면서 계속해서 그린존을 언급해왔다. 지역전략에서 이 같은 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거의 한달 전부터 코로나19 예방통제위원회 위원장으로 남부지역 지방의 여러 지역을 방문해 전염병 예방 및 통제작업을 점검했다. 이때 직접조사를 해보니 호찌민시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초 계획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지 않으면 상황이 극도로 복잡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즉시 도시를 구획하는 예비 전략을 세워야 했다. 예비전략 중 하나가 그린존 전략이다. 호찌민시를 비롯해 남부 지방 19개 성시의 현재 공통전략은 '그린존(전염병 청정지역)'을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레드존(전염병 위험지역)'을 좁혀 시민들이 점차적으로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남부에 지침 16호를 적용했지만 전염병 상황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그린존 목표가 실현 가능한가.
무엇보다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은 주된 이유는 사람 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숨어있다고도 들었다.
특히 일부 지역은 면적이 크고 통제가 어렵다. 이에 노력과 분담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지역수준의 당위원회, 인민이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 최근 실제 점검을 통해 즉각적이고 동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전염병 상황이 더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사례도 있었다. 엄격하게 하면 약 2주 후에 비교적 분명한 결과를 볼 수 있으며, 3주 또는 4주 후에 상황이 잘 통제될 것이다.
물론 통제가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다. 통제를 통해 커뮤니티의 모든 사례가 제거될 수는 없다. 하지만 레드존은 결국 여러 그린존에 둘러싸여 제한해야 한다. 본인은 호찌민 등 남부지역이 그린존 지대를 형성해 전염병 상황을 지원하고 계속 통제할 수 있다고 본다.

–보건부 준칙이 있지만 실제 지역마다 수행 방식이 매우 다르다. 자원을 최적화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수행할 것인가.
코로나19 4차대유행 이후 보건부는 공급, 장비, 중앙집중식 격리, 치료시설이라는 주요 준칙을 세웠다. 하지만 그동안 각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돼온 것이 사실이다.
호찌민시의 전염병이 매우 심하게 발생한 후에야 많은 지역에서 더 높은 시나리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우리가 배운 교훈이기도 하다. 여전히 박닌, 박장, 호찌민과 같은 심각한 지역은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전략이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보건부 준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엄격하게 시행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발생 초기에는 지방에서 그린존 형성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에 대한 부총리의 견해는.
초기상황 판단의 오류는 호찌민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 일어났다. 4차 발생부터 코로나19 예방통제 국가운영위원회는 발병 지역을 추적해 확산을 제한하고 ​안전한 지역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지역에서 안전한 지역을 지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레드존이 나타난 후 지역당국은 그린존을 다시 잊어버리고 추적과 선별 테스트에만 중점을 두었다.
이후 4차 확산이 심해지면서 국가운영위원회는 이 문제를 분명히 제기했고 각 지역은 이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최근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스스로 자각하고 조직해 마을단위로 그린존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전국적으로 그린존이 확대하는 데 매우 귀중한 경험이다. 레드존을 없애려면 단단한 그린존이 있어야 한다.

–호찌민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테스트 검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테스트 검사의 진행절차에는 문제는 없었나.
코로나19 검사는 특히 지역적 민감도를 필요로 한다. 지역과 협력한 후 보건부문에서 지역 지도자가 밀접하게 지시하고 전염병 예방통제를 위해 전염병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고 테스트 작업을 실시한다. 테스트의 가장 큰 목표는 빠르게 확진자를 감지하고 추적해 커뮤니티에서 격리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돈과 인적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본인은 실제경험을 통해 보건 부문에 즉시 테스트 지침을 재개정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의 다른 전염병 상황에 따라 적절한 빈도, 효율성을 기반으로 다른 기술과 테스트가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 회의에서 치료의 유연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보건부는 지방이 유연한 치료 솔루션을 갖기 위해 코로나 환자에 대한 3단계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건부는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체계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중 1그룹은 무증상자나 경증 환자를 위한 1차 진료시설에 격리한다. 이 병동에서는 환자에게 적절한 정신적, 육체적 치료를 제공해 중증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크게 줄인다. 물론 전용 치료 구역은 외부와의 접촉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된다.
하나의 사례를 소개하자면 호찌민시 구찌현은 이러한 치료에서 가장 혁신적인 장소 중 하나다. 여기서 무증상 확진자가 2단계로 전환되는 비율은 5~10% 미만이다. 치료 절차가 잘 이행되지 않는 곳은 이 비율이 최대 30%가 될 수 있다. 지금 많은 상급병원들이 과부하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그룹과 중증 이상의 2·3그룹을 나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정부는 경제성장과 방역이라는 이중전략을 강조해왔다. 지금 상황에서 이중 목표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베트남 정부의 방침은 여전히 이중 목표다. 그러나 총리의 지시에 따라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며, 특히 현 상황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한다. 경제활성화와 방역이라는 이중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결국 그린존 형성이 중요하다. 그린존은 어떤 한 지역이 봉쇄돼도 전체적인 공급망이 끊기지 않고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이다. 또 그린존은 지역 내 무역과 이동을 원활하게 하면서 국가적 규모의 경제 활동이 정체되지 않도록 한다.

–정부는 이달 내로 호찌민시 인구의 70%를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신 공급방안은.
그간 정부는 보건부를 통해 각 제약사와 백신 협상과 수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까지 계약 물량을 보면 베트남 내 집단면역이 가능한 충분한 수다. 하지만 백신의 국내 도착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올해 말이 되면 백신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건부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몇 주 안에 투입될 백신은 부족할 수가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모든 지역이 빨리 접종되기를 원하지만 부분적으로 감염이 매우 심각한 곳인 호찌민시, 동나이, 빈증, 롱안에 대해 우선권을 주기로 논의하고 동의했다. 지난 9일 보건부는 약 53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호찌민시에 보냈고 추가분을 확보해 접종률 목표치에 도달하려고 한다.

-현장 점검을 통해 부총리가 판단하는 남부지역의 전염병 통제 시기는.
남부지역의 19개 성시는 3개 그룹으로 나눠 통제된다. 첫째 그룹은 남부 하우장, 속짱, 벤째 등이다. 1지역은 상황이 번지지 않은 관계로 16호가 연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16호 해제는 더 이상 확진 사례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 성에서 단단한 그린존을 지키고 발병 지역의 규모를 압축하고 차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리령 16호 시행이 종료되면 각급 단위에서 질병을 잘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그룹은 호찌민시, 동나이, 빈즈엉, 롱안 등이다. 2지역은 의료 자원과 백신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렇게 해서 이 지역들은 늦어도 9월 중순까지 전염병 통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호찌민 같은 경우는 베트남만의 새로운 ‘뉴노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여기서 뉴노멀이라는 것은 대유행 이후 정상활동을 의미한다. 비유를 하자면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후 집단 면역을 달성하고 점차적으로 정상생활을 재개한 것과 같다. 셋째 그룹은 그 외 나머지 지역으로 8월말까지 전염병을 통제한다는 목표다. 3지역의 레드존은 주변의 그린존, 옐로존, 오렌지존 등 여러 계층으로 둘러싸여 제한돼야 한다.


 

부득담 부총리가 호찌민 빈탄군 인민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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