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人사이드] ​'마스크 의무화 금지' 텍사스 주지사 확진...미국 '방역 전쟁'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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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8-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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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코로나19 재유행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에선 '방역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방역 규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야권 강세 지역에선 이에 반발하며 해당 방침을 무효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방역 강화 반대론자인 그레그 애벗 미국 텍사스주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세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전날 미국 전역에선 10만588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 [자료=월드오미터스]


미국의 델타 변이 확산세는 지난달부터 본격화했다. 지난달 30일 10만9547명으로 지난 2월 12일(10만1931명) 이후 처음으로 하루 10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달 내내 하루 10만명대 확진이 일상이 된 상황이다.

다만, 지난 13일 하루 확진자 15만9551명을 정점으로 이날까지 감소 추세를 이어가곤 있지만, 여전히 7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16일 기준 13만3894명)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지역별로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주의 확산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전날 두 지역에서는 각각 2만1669명과 1만801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전역에서 두 지역만 1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부활 등 방역 조치 재강화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델타 변이 확산세가 일부 완화한 데 반해, 이들 두 지역은 주정부의 행정명령까지 동원하면서 방역 조치 재강화 방침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 의무화 두고 바이든 연방정부-텍사스·플로리다 주정부 갈등 심화
지난달 28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개정한 이래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민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17일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항공기, 기차, 버스 등을 탑승하거나 공항과 기차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기한을 종전 다음 달 13일에서 내년 1월 18일까지 연장할 방침을 밝혔다. 같은 날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 역시 모든 국립공원 방문객을 상대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9월 가을학기 개학과 관련해 전면 등교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학생과 교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사진=AFP·연합뉴스]
 

그러나 야당인 공화당 소속 유력 정치인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별도의 행정명령을 통해 해당 지침에 불복하고 있다.

이들 두 지역은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이를 의무화한 각 학교와 교육감, 교사들에게 봉급 동결, 지원급 삭감 등의 불이익을 주도록 한 것이다.

해당 행정명령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학부모들은 이를 환영한 반면, 여당인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주 당국을 상대로 법정 소송까지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들 두 지역에선 해당 조치의 여파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한 데다 교육 일선 현장의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힐즈버러 카운티에선 공립학교 학생 8400명과 교직원 307명이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격리 조치 중이다. 힐즈버러 카운티는 지난해 22만명의 학생이 등록된 지역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학군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 [사진=AP·연합뉴스]
 

텍사스주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놓고 주정부와 지역자치단체, 교육구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채워진 텍사스주 대법원은 전날 애벗 주지사의 '마스크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을 유효하게 판단한 가운데, 일선 교육구는 이에 불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연방대법원으로 법정 싸움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말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했지만, 최근 각종 '노마스크 행사'에 참석하며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간 탓에 '돌파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애벗 주지사는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서 열린 실내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연설했고, 하루 만에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공화당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데다, 애벗 주지사는 확진 판정을 받기 불과 3시간 전까지도 텍사스 현지의 유명 기타리스트와 함께 찍은 '노 마스크'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활동을 이어가 코로나19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그간 백신 접종을 반대하거나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반대해 온 미국 내 주요 인사들은 속속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초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설파하던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달 초 코로나19에 확진된 버크 추기경은 호흡 곤란 증상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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