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휘발유값 '손익분기점' 넘었다...하반기 실적 개선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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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8-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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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불황 늪에 빠진 정유업계가 부활 신호탄을 쐈다. 지난달 들어 휘발유 제품 스프레드(원가와 판매가의 격차)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1년8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시아 지역(싱가포르 석유시장 기준) 휘발유 스프레드는 배럴당 10.2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휘발유 스프레드가 배럴당 9달러를 넘어서면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휘발유 스프레드가 배럴당 9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휘발유 스프레드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배럴당 1.49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배럴당 –(마이너스)0.95달러로 저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4.14달러까지 회복한 휘발유 스프레드는 꾸준히 개선돼 지난달 들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급등한 것이 원인이다.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주요 국가들의 석유제품 수요 우위가 지속하는 만큼 휘발유 스프레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제마진도 크게 개선됐다. 8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로 올해 초 대비 128.57% 증가했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는 역대 최대 적자 규모인 5조9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윤활유 등 제품 수요를 중심으로 선방했지만 결국은 석유제품의 스프레드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상승으로 정유사업 손실을 만회했다면 한계가 다다를 즈음 정제마진도 회복기에 들어섰다”며 “하반기에는 본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정유 4사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항공유, 경유 스프레드와 관련해서는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유, 경유의 손익분기점 스프레드는 배럴당 13달러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항공유의 스프레드는 배럴당 4.34달러, 경유는 6.96달러다. 항공유는 2019년 10월 배럴당 15.98달러의 스프레드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3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경유는 2019년 12월 배럴당 14.32달러가 마지막 손익분기점이었다.

항공유 스프레드는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되고 항공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 손익분기점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 경기회복 등으로 중장비에 사용되는 경유 수요는 늘고 있어 항공유 수요 감소를 경유 공급 확대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항공유를 다른 물질과 혼합해 경유로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경유 수요 증가 대응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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