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접은 대기업] 돈가방 들고 어디든…최태원 ‘대체식품’ 찬가 이유

석유선 기자입력 : 2021-08-05 19:06
SK ESG 경영과 맞닿아 향후 관련 투자 이어질 듯…LG, 전장사업 투자도 박차
“사실 금고에 돈은 쌓이는데 쓸 데가 없다. 투자할 곳이 있다면 돈가방은 준비돼 있으니 어디든 달려갈 수 있다.”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 임원의 말이다. 올 상반기 삼성, LG, SK, 현대차 등 4대 그룹을 위시한 주요 대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처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당연하고, 전혀 연관성이 없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3년 내 유의미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올 상반기에만 총 21조9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대로면 연간 이익 50조원도 가능한 상황이라, 시장에서 대체 삼성이 어느 기업에 투자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5년 넘게 단 한 건의 대형 M&A도 진행한 바 없다.

 

미국 대체식품을 대거 선보인 최태원 SK 회장의 인스타그램.[사진=최태원 SNS 갈무리]



이런 가운데 전날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에 삼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이 크게 들썩였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의 협력사로 참여하는 블록체인 업체(온더)에서 참여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참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SDS의 자회사 에스코어가 그라운드X의 협력사로 참여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를 통해 디지털화폐의 오프라인 결제가 이뤄지면 삼성은 페이 시장에서 사실상 최강자가 될 수 있다. 이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점유율 1위인 ‘삼성페이’와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눈에 띄는 신사업 투자는 SK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직접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대거 소개한 대체식품 관련 투자다. 대체식품이란 동물에 기반을 둔 전통적 농축산업 방식 대신 주로 콩, 버섯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나 첨단 미생물 발효 기술로 개발한 단백질로 만든 식품이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 SK㈜는 지난해 약 540억원을 미국 발효 단백질 스타트업 ‘퍼펙트데이’에 투자했다. 최 회장이 이번 SNS에서 “이 중 1등은 단연 발효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치켜세운 브레이브로봇은 퍼펙트데이의 첫 ‘애니멀 프리(animal-free)’ 브랜드다. SK㈜는 올해 들어선 미국 대체 단백질 개발사 네이처스 파인드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식음료 유통기업인 조이비오그룹과 중국 대체식품 투자 펀드 조성 등에 관한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 펀드는 약 1000억원 규모다.

대체식품 시장에 대한 투자는 SK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대체 단백질의 경우 대규모 동물 사육 없이 혁신 기술로 단백질을 구현해 농축산업 탄소배출 감축, 동물권 보호 등에 이바지하는 ESG 투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SK 측은 ESG 경영 전도사인 최 회장의 의지에 따라 대체식품 관련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

LG전자는 지난달 공식 출범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앞세워 전장사업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공을 들이면서 그가 취임한 이후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매년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18년 1조7198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6293억원, 2020년 4721억원, 2021년 6138억원 등 LG전자의 핵심 사업부인 생활가전(H&A)사업본부에 버금가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아주경제 공식 카카오채널 추가
  • 아주경제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페이스북 좋아요
컴패션_PC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