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부는 메타버스 열풍…건설사도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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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1-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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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비대면 문화 정착…메타버스 모델하우스 등장

  • 삼성물산·DL이앤씨 등 시공·건설현장서도 디지털 전환

  • 부동산도 가상세계 열풍…"압구정 아파트·청와대 이미 다 팔려"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대세로 떠오른 '메타버스(가상 세계)'에 하나둘 탑승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을 접목한 3차원 세계를 뜻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홍보가 어려워진 데에 대한 돌파구로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를 도입하고, 메타버스 핵심 기술인 VR, 건축정보모델링(BIM) 등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이 직방과 손잡고 가상공간인 메타폴리스 내에 구현한 롯데건설 건물 이미지. [이미지=롯데건설 제공]
 

◇'코로나19' 비대면 문화 정착…메타버스 모델하우스 등장

롯데건설은 지난 16일 종합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과 업무협약을 맺고 건설업계 최초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부동산 프롭테크 활성화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 프롭테크 분야를 이용해 주거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라는 가상공간에서 '롯데건설'의 공간을 만들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공간에서는 기존에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주거 상품을 확인하던 번거로움을 고객이 아바타로 직접 관람할 수 있고, 분양 상담 및 광고 또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메타버스 기업 올림플래닛과 함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원에 들어서는 '더샵 송도 아크베이'에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고객이 가상의 모델하우스에 입장하면 단지 소개는 물론 입지 투어·내부 투어·상담 예약 등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GS건설도 지난 5월 직방과 함께 경기 고양시 'DMC 리버파크 자이'에서 VR를 적용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했다.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제작한 실물 유니트 촬영을 통해 기존 실물 VR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다양한 각도와 시점의 영상을 보여줬다.

메타버스인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실제 모델하우스와 달리 인원 제한이 없고, 분양이 끝난 후 철거 과정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아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파트라는 상품은 타 제조품 대비 고가의 상품이고, VR, 메타버스 등의 기술에 익숙한 젊은 층보다 실제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들의 수요도 많은 상품인 만큼 오프라인 모델하우스와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아예 안 짓는다면 모르겠지만,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병행한다고 하면 비용 절감도 크게 있지는 않다"며 "또한 실제로 모델하우스를 지으면서도 설계 오류나 자재 선정 등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DL이앤씨는 올 3월 스마트 컨스트럭션 전략을 공개했다. [그래픽=DL이앤씨 제공]
 

◇건설현장서도 디지털 전환 

삼성물산은 VR를 활용한 장비 안전 가상훈련 프로그램인 '스마티(SMAR'T)'를 지난 5월 도입했다.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현장에 스마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연내 30여개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기존의 전문강사 중심의 이론교육에서 벗어나 장비운전원, 유도자, 신호수들이 가상훈련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장비사고의 위험을 직접 찾아내는 방식으로 체험하고 교육영상 반복학습을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해 실제 작업 시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티에는 실제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장비사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양중, 하역, 고소작업, 타설 등 공종과 장비의 종류에 따라 사고 시나리오를 구성해 실제 사고가 발생했던 작업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기존 사고기록, 현장별 장비현황 및 교육결과 데이터를 수치화하고 이를 분석, 현장별 특성과 공정에 따라 고위험 작업을 별도로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구축했다. 교육대상은 현장 장비운전원, 유도자, 신호수 등 근로자뿐 아니라 관리∙감독자들도 포함된다.

DL이앤씨는 최근 AI(인공지능)가 설계하고 드론과 로봇이 공사장을 누비는 '스마트 컨스트럭션 전략(Smart Construction·신기술 기반 건축기법)'을 내세웠다. AI·BIM·드론·IoT(사물인터넷)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현장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최초로 기계, 전기, 배관(MEP) 설비의 설계 물량과 시공 후 실제 내역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고 빅데이터로 산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2차원 평면으로 그려진 설계도면을 자동으로 3차원 입체도면으로 변환한다. 뿐만 아니라 세면대와 조명 등을 스스로 구별해 정확한 위치에 배치한 후 배관·전선을 자동으로 연결해 도면을 완성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 구매자들의 국적이 표기된 모습. [그래픽=어스2 캡처]
 

◇압구정 아파트·청와대 부지, 이제 메타버스서 산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메타버스 흐름이 맞물리면서 가상세계의 부동산이 뜨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의 위성 지도를 기반으로 만든 가상 부동산 투자 플랫폼 '어스2(Earth2)' 속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치솟는 분위기다. 

맵박스(Mapbox)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플랫폼으로, 지구를 타일 형태로 쪼개 가상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어스2는 가상의 지구에서 부동산 거래단위인 '타일'(10m² 넓이의 땅)을 실제 부동산 거래처럼 사고파는 게임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타일을 살 수 있으며, 값이 오르면 되판 뒤에 현금화도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게임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전 세계의 타일당 가격은 0.1달러였으나, 거래 수요가 늘어나면서 3일 기준으로 한국 지역의 타일당 가격은 3만9000원(33.8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60.45달러), 희소성이 큰 프랑스령 생피에르 미클롱(50.04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싼 가격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서울 압구정동이나 한남동, 부산처럼 현실에서 부동산 가격이 비싼 지역부터 사들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값어치는 2637달러 수준이다. 

특히 가상 지구에서도 차이나 머니의 기세는 거셌다. 실제로는 매입이 불가능한 대한민국 청와대의 소유자는 중국인으로 나타났다. 506개의 타일로 구성된 청와대의 전체 가격은 1만7107달러다. 백악관의 소유자 역시 중국인이다. 백악관 592개 타일의 값어치는 3만1978달러다.

한편 어스2는 지난해 11월 호주 개발자 셰인 아이작이 실제 지구를 본뜬 가상의 디지털 세계로 선보였다. 당초 몰입형 가상현실(VR) 등으로 출발했지만, 올 초 세계적인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옮겨붙으면서 일반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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