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시한폭탄, 노후건축물⑥][인터뷰]엄근용 건산연 부연구위원 "30년 넘은 노후 SOC 급증, 재난재해 속수무책"

박기람 기자입력 : 2021-08-02 06:00
"우리나라 노후 인프라, 아직은 초기단계…미리미리 대비책 마련해야"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OC 인프라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 않지만,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매우 치명적이다. 노후도 문제는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향후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터지면 나라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제방·둑·댐 등 노후한 시설물은 태풍이나 대형 홍수 땐 큰 피해가 불가피한데, 기상이변으로 재난 상황 가능성이 더 커지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후 인프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노후 인프라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인프라는 노후도 초입 단계에 이제 막 들어선 수준이다. 노후도 자체가 문제가 될 만큼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시설물 대부분이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만큼 향후 노후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 부연구위원은 "국내 인프라 시설물은 아직까지 위험성이 크진 않다. 옛날에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부실 공사로 진행된 경우 노후화 문제가 심각했지만, 지금은 시공 문제가 불거지진 않는다"며 "다만 기상 이변으로 인한 돌발 변수와 노후도 문제를 대비해놓지 않으면 나라에서도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도 관련 대책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게 바로 노후 인프라 사고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2007년 8월 러시아워 때 미국 미네소타주 미시시피강의 낡은 교량이 무너져 최소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온 바 있다. 

1967년에 지어진 이 다리는 정기점검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미국 정부가 보수 보강을 미루다가 대규모 참사를 냈다. 이 교량의 규모는 길이 150m에 8차선으로, 당시 일부 구간이 수리 중이었다. 사고 발생 당시 최소 50대에서 100대의 차량이 교량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엄 부연구원은 "노후 인프라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이처럼 한 번 일어나면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국가적으로 매우 치명적"이라면서 "아직 우리나라 인프라가 이 정도로 낡진 않았지만, 최근의 급변하는 기온 상황을 보면 우리도 재난재해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인프라 시설물들은 아직까진 노후도보다는 재난재해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며 "시설물들이 과거의 기준으로 설치돼서 최근의 이상기후를 견딜 수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30~40년 전의 안전기준에 맞춰져 지어진 낡은 시설물이 최근의 환경변화를 견디긴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그는 지방에 있는 짧은 길이의 교량 등 소규모 시설물의 경우 더욱 관리가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현재는 국토안전원에서 1·2·3종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다. 규모가 큰 1·2종은 관리 범위에 들어가지만, 소규모인 3종은 일부만 관리되고 있다. 

또한 엄 부연구원은 노후 인프라 개선에 대한 해결책으로 민간자본 활용에 대한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시설물 노후화됐고 개선해야 하는데 국가 재정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여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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