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동양생명, 9월 새주인 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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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7-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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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새 주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안방보험의 보험사업 인계를 위해 지난해 6월 설립된 다자보험의 사옥 전경.[사진=바이두]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에 대한 현장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모 회사 매각 절차의 일환이다. ABL과 동양생명의 경영권을 보유한 다자보험(전 안방보험)은 현재 베이징 금융자산 거래소에 매물로 나와 있다. 매각 대상은 중국보장보험기금과 중국석유화학공사(시노펙)가 보유한 다자보험 지분 98.78%이고, 매각 가격은 335억7000만 위안(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8월 12일이며, 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8월 말에서 9월 초에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정부 주도의 인수·합병(M&A)이기에 새 주인 역시 중국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4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 국유 자동차 기업 치루이, 온라인보험사 중안보험, 춘화자본(프라이마베라 캐피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컨소시엄 형태로 다자보험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자보험 매각은 안방보험 그룹 해체의 마지막 단계다. 안방보험은 2004년 자동차 보험사로 시작해 2010년 생명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M&A로 사세를 빠르게 키우며 등록 자본금이 5억 위안에서 10여년 만에 619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뉴욕 센트럴파크의 제이더블유(JW)매리어트 에식스하우스 호텔 △로스산타모니카비치호텔 △샌프란시스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리조트 △중국 국내 상장사 △한국의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등이 주요 인수 대상이었다.

안방보험그룹이 몸집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이유로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전 회장의 인맥이 거론되곤 했다. 그는 정치적 인맥이 화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의 외손녀인 덩줘루이(鄧卓芮)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가문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그의 성공 배경에 태자당(太子黨·당 고위 간부 출신 자녀) 인맥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안방보험그룹의 쇠락은 한순간이었다. 2017년 우 회장이 경제사범으로 체포된 이후 안방보험그룹의 지배력과 경영권은 중국 정부로 사실상 이관됐다. 안방보험그룹의 주요 자산들은 매각됐고, 우 회장은 2019년 징역 18년의 형을 선고받고 상하이 바오산 감옥에 수감됐다.

우 회장의 체포 과정에서 정치적인 암투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상당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인 권력 강화를 위해 태자당의 힘을 빼는 과정에서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유사한 케이스는 완다그룹이다. 완다그룹은 "청년들이 큰 욕심을 갖기보다 1억 위안(약 177억원) 벌기와 같은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게 좋다"는 망언으로 국내에 친숙한 '중국 부자의 상징'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이끄는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이자 미디어그룹이다.

왕 회장은 우 회장과 같은 태자당의 일원으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2위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와 경쟁사인 카마이크를 비롯해 영국 요트 제작업체 선시커인터내셔널,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북유럽 극장 체인 노르딕시네마는 물론이고 스페인 라리가 명문 축구 클럽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사들였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자본 유출 우려를 제기했고, 완다그룹은 이후 그간 사모았던 해외 기업과 자산을 차례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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