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에도 극과극 완성차 노조 임단협... '현대차만 웃었다'

류혜경 기자입력 : 2021-07-28 14:19
현대차 3년 연속 무분규 타결…노사 위기 공감
코로나19에 이어 반도체 공급난이 더해지며 국내 완성차 업계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만 '노조 리스크'를 벗어나며 미소 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오는 29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안 조인식을 진행한다. 전날인 27일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임단협 잠정협의안이 56.36%의 찬성표를 얻으며 가결됐다.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3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게 됐다. 현대차 노사의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은 2009∼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노사는 2019년에는 한일 무역분쟁 여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파업 없이 교섭을 매듭 지었다.

올해도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져 노사가 위기에 공감하고 조속하게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리스크를 벗어나며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조원을 넘기는 실적을 냈으며,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안도의 한숨을 쉬는 현대차와 달리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울상이다. 한국지엠(GM)은 현대차에 이어 업계 두 번째로 임단협 잠정안을 마련하며 주목받았지만 노조 조합원 투표 결과 부결됐다. 한국지엠 노조가 밝힌 찬반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전체 6727명 중 찬성표는 48.1%인 3441표에 불과했다.

잠정합의안 내용이 당초 노조 측 요구안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천 부평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 생산 계획과 관련해 사측이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데 따라 부결로 이어졌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해에도 두 번의 잠정합의안을 내놓은 뒤에야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파업과 특근·잔업 중단 등으로 생산차질이 이어졌다. 올해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 생산차질이 발생하며 하반기에 이를 만회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조기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서둘렀지만 여름 휴가 뒤로 밀리게 됐다.

기아도 여름 휴가 이후 임단협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지난 20일 8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당초 기아 노조는 이날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오토랜드 광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다음달 10일로 연기됐다.

기아는 상반기 반도체 공급난으로 6만여 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에는 사업계획 수준을 회복하고 하반기에는 특근 등으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 '하투(夏鬪) 리스크'가 더해지며 기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4주간의 부분파업으로 4만7000대가량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사측은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800만원 규모의 일시금 지급안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이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지만, 하반기 수출 물량 확보 등을 위해 조속한 마무리가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이어 반도체 수급난이 겹친 가운데도 최근 시장이 회복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여름 휴가 전 타결을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28일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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