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노출 없이 '맞춤형 금융·의료' OK…가명정보 활용 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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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7-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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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3법' 1년만에 가명정보결합 100건

  • 정부, 결합절차 간소화·지원체계 보강 추진

  • 김부겸 총리 "혁신 제품·서비스 창출 기대"

  • 강원 원주 '활용지원센터' 개소…내년 확충

  • KT·삼성SDS 등 결합전문기관 역할도 확대

김부겸 국무총리가 28일 강원도 지역 기업과 기관들의 가명정보 처리를 지원하는 '가명정보 활용 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다수 개인이 본인 사정에 맞는 대출상품을 이용하려면 보험·금융사에 온갖 소득과 씀씀이를 알려줘야 했다. 병원과 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도 맞춤의료 기술개발을 위해 개인들의 민감한 질병·건강정보를 활용해 왔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자기 신원을 노출하지 않고도 빅데이터·AI 기반 최적 서비스를 이용할 길이 더 넓어진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가명정보'의 결합 사례 수가 데이터 3법 시행 1년만에 100건을 넘었다. 정부는 가명정보 결합 소요기간을 단축하고 관련 지원체계를 보강해 데이터와 가명정보가 원활하게 결합·활용되도록 돕고, 디지털뉴딜 대표 과제인 '데이터댐' 생태계 실현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8일 오후 강원 원주 테크노파크 '가명정보 활용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지역 기업·기관의 가명정보 활용 전반을 돕기 위해 마련된 이 시설의 역할과 의미를 강조하고, 보건의료분야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가명정보 성과보고회'를 주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에서 5번째)가 28일 가명정보 활용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총리실·정부부처·지자체·공공기관과 삼성SDS·KT·더존비즈온·카카오뱅크 등 민간기업이 보고회에 참석했다. 국립암센터에서 5년 이상 생존한 폐암 환자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사례와 암환자 합병증·만성질환을 분석·예측한 사례, 카카오뱅크에서 거래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 filer)' 대상 중금리 대출 공급 계획을 세운 사례가 소개됐다.

김 총리는 보고회 현장에서 "정부는 데이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목표로 작년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개정했다"라며 "가명정보 제도를 통해 과거 불가능했던 빅데이터 분석으로 혁신 제품·서비스를 창출하고 데이터경제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복잡한 결합절차, 인프라 부족,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가명정보 활용 걸림돌로 지적하고 "앞으로 절차를 간소화해 기간을 40일에서 20일로 줄이고, 전문기관을 27개까지 확대하겠다"라고 예고했다. 또, 올해 초 AI 챗봇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가명정보 활용에 개인정보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라며 "제도 운영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가명정보 결합 추진현황(왼쪽)과 유형별 결합완료 현황.[자료=관계부처합동 '가명정보 활용성과 및 확산 방안']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AI 융합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심평원의 대규모 데이터를 비식별화 후 의료AI를 학습시킬 수 있는 'AI+X 심평원 실증랩'도 문을 열었다. 김선민 심평원장이 '의료데이터 활용 허브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이어 과기정통부가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의료·AI융합 협의회의 출범 및 운영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총리는 "우리나라는 방대한 의료데이터와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기반으로 보건의료 데이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라며 "심평원이 보유한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해 AI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신사업 기회를 만드는데 실증랩과 의료·AI 융합협의회가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원주 가명정보 결합지원센터 개소에 대해서는 "강원도 데이터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강원도가 4차산업혁명 시대 우리나라의 ’데이터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강원도는 K-클라우드파크 조성, 스마트헬스케어 산업·의료 빅데이터산업 등 중요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2개의 규제자유특구(디지털헬스케어·정밀의료산업)로 지정됐다"라며 "원주는 보건의료 데이터 기반 결합전문기관(국민건강보험공단·심평원 등)이 자리해, 지원센터 설치에 최적지"라고 덧붙였다.
 

가명정보 활용 통합플랫폼 개념도. [자료=관계부처합동 발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가명정보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이날 원주에 개소한 활용지원센터에 더해 내년 예산으로 센터 4개소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또, 각 지역 센터를 서로 연결해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기업들도 전국 어디서나 가명정보 활용 초기 단계인 개인정보 가명처리 등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와 참여기관 간 협업이 가능한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가명정보 결합관련 절차·기준을 표준화해 신청부터 접수까지의 소요기간 10일을 줄인다. 또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삼성SDS·SK㈜ C&C·롯데정보통신·더존비즈온 등 민간기업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통계청 등 공공기관의 역할을 가명처리·컨설팅·분석 등으로 확대하고, 결합된 정보의 반출을 승인할 '반출심사위원회' 구성을 앞당겨 소요기간 10일을 더 단축한다.

반복·주기적 가명정보 결합 절차에선 반출심사위 승인절차를 면제하는 등 간소화하고, 가명정보의 파기와 가명정보 처리 관련 의무를 도입한다. 향후 국토·의료 등 분야별로 특화된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이 나오도록 유도해 분야별로 특화된 결합서비스 모델을 마련한다. 가명처리 전문인재를 연간 600명 양성하고 맞춤 컨설팅을 50회 이상 제공해 산업계 수요에 대응한다.

개인정보위는 이에 필요한 법·시행령 개정을 연내 추진하고, 개정 없이도 개선 가능한 과제를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가명정보 활성화 방안의 주요 기대효과. [자료=관계부처합동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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