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코앞까지' 덮친 델타 변이...코로나에 '국정 주도권' 뺏긴다?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7-26 15:09
바이든, 지나치게 코로나19 의식해 백악관에 숨어버려 인프라 법안·美 내부 개혁 추진 위해 국정 홍보 나서야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국정 주도권을 위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해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켰던 취임 반년 동안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 백악관이 휩싸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2명의 백악관 관계자와 2명의 바이든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재확산 상황은 '정점(peaks)'이 아니라 '무덤(mounds)'이라는 판단 아래 취임 이후 항상 코로나19 추가 확산세를 우려해왔지만, 백악관 관계자들이 이제 최근의 재유행 국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특히, 미국 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세가 통제 불능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가을에 하루 2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고, 이는 미국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바이든 행정부의 취임 당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컬럼비아대 등이 공동 참여한 '코로나19 시나리오 모델링 허브'의 연구 결과로,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내부 분석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해당 분석은 최악의 상황으로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오는 10월 중 하루 24만명에 달하고 3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 연구팀에 참여한 저스틴 레슬러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저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지 않는 이상 이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장 유력한 전망은 오는 10월 중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명 안팎 수준에서 재유행세가 정점을 찍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 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지난 한 달 동안 신규 감염 속도가 3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23일 기준 미국의 7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4만9300명 수준이며, 7일 평균 일일 사망자는 250명 규모다.

이에 같은 파우치 소장은 CNN에서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미국인의 절반이 아직 완전히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미국 내 하루 백신 접종 횟수는 53만7000여건으로, 4월 13일 최고치(338만건)와 비교해 84% 급감했다.

특히, 미국 전체 50개 주(州) 중 30개 주에서 2차 접종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인구 비율은 50% 미만이며, 이 여파로 델타 변이는 미국 신규 확진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배종(Dominant Variant)으로 자리 잡았다.
 
'개혁 법안' 추진 앞두고 방역 성과도 물거품 위기...'국정 주도권' 되찾아야

이에 따라 백악관 내부에서 마스크 착용 완화 지침을 다시 강화할지 여부를 긴급하게 논의하고 있지만, 그간 백신 접종 거부 여론을 주도해왔던 야당인 공화당 측은 보건 당국의 권한 확대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공화당 지지자를 비롯한 보수 성향의 시민들 사이에선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키우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뤄낸 공적일 뿐, 바이든 행정부는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새롭게 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정치 전략가인 코리 블리스는 "사람들은 7월 4일(독립기념일)까지 모든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이제 다시 백악관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했던 유일한 일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초고속 작전(백신 조기 개발 사업)'의 직접적인 결과물인 백신을 배포한 일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비판이 나오면서 여당인 민주당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의 국정 성과를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코로나19 확산세를 촉발하는 상황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의도적으로 낮은 국정 목표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오히려 인프라 투자 법안, 투표권 확대, 총기 규제, 이민 제도 등 국가적 의제를 홍보할 바이든 대통령의 전국 순회 기회를 축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바이든을 지지하는 민주당 특별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Super PAC)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 지지자들조차 그의 의제와 성과를 거의 모른다"면서 현 행정부가 유권자와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 역시 "어느 대통령도 코로나19 대유행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왜 바이든은 좀 더 움직여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는가"라면서 "지금은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비상사태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미국 상·하원 의회에서는 각각 3조5000억 달러(약 4038조원)와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 발의를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을 하고 있으며, 투표권 강화·경찰 개혁· 총기 규제·이민 제도 개선 등의 내부 개혁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홍보 행보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내년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다수의 개혁 법안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자원을 너무 빨리 소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은 공화당의 반대 속에서 개혁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지를 촉발할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홍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은 "정치적 추진력과 정치적 자본은 근육과 같다"면서 "운동을 많이 할수록 근육이 더 많이 생기는 것처럼 정치적 추진력 역시 많이 쓴다고 고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민주당)가 긍정적인 일을 할수록 더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긍정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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