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 현대오일뱅크 엑스티어, 친환경 시장 공략 성공한 후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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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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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의 윤활유 브랜드 엑스티어(Xteer)는 국내 4대 정유사 중 가장 늦은 2013년 탄생했다. 경쟁 정유사가 국내 최초로 윤활유 브랜드를 출범시킨 시기가 2001년임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늦은 출발이다. 

그러나 출발이 다소 늦었을 뿐 성장은 그 누구보다 빠른 상태다. 엑스티어는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 5위권 이내로 진입하는데 성공해 10년 만에 국내·외 브랜드를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친환경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포착해 신속하게 친환경 관련 상품·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점도 눈에 띈다. 

◆출발 늦었지만 성장 빨라···최근 시장주도 브랜드로 우뚝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기존 영업본부에서 포괄적으로 관리돼 왔던 윤활유사업본부를 독립 출범시키는 등 엑스티어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개편 이후 엑스티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 변경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엑스티어 브랜드로 판매된 자동차유와 산업유, 특수 윤활유 등이 점유율을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엑스티어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7만㎘를 판매하며 국내 5위권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중동, 남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전략 시장에도 공을 들인 결과 지난해 수출물량이 7만4000㎘로 해외시장 진출 초기인 2017년 3만1000㎘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지난해까지 1000여개 수준의 독자제품을 신속하게 연구·개발하는 등 시장공략에 노력한 성과다. 

아울러 종전까지 후발주자였지만 최근에는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발돋움한 것도 눈에 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차 전용 윤활유인 '현대엑스티어 하이브리드(가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큰 변수 없이 예정대로 제품이 출시된다면 국내 정유사 중 2번째로 하이브리드차 전용 윤활유 상품을 시장에 내놓게 되는 셈이다. 

엑스티어의 신제품은 최근 크게 늘어난 하이브리드차를 선점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2019년 말 기준 51만대였지만 올해 3월 말 73만대로 확대됐다. 15개월 만에 43.14%(22만대) 늘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도 국내 업계 최초로 최신 API·ILSAC 규격을 충족하는 친환경 가솔린 엔진용 윤활유 '엑스티어 울트라' 시리즈를 출시했다. API과 ILSAC은 자동차용 윤활유 국제 규격이다. 해당 제품을 통해 엑스티어 브랜드의 저변이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미주·유럽·중동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엑스티어의 성장···코로나19 상황서 실적 견인

이 같은 엑스티어의 성장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유산업 전체로 보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존 사업 부문이 흔들리는 가운데 영향이 적은 윤활유 부문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전통적으로 정유사의 실적을 견인해왔던 휘발유와 경유 등의 수익성이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악화됐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량 이동이 줄면서 휘발유·경유의 판매량 자체도 줄었다. 

반면 윤활유는 이동거리와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소비해야하는 성격을 가진 덕에 코로나19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급 윤활유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5월 누적 국내 윤활유 소비량은 293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0만 배럴 대비 62.78%(113만 배럴) 늘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윤활유 사업은 정유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정유4사가 윤활유 부문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1조45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이 5조7275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활유 부문의 실적이 그나마 손실 폭을 줄여준 셈이다. 

윤활유 부문은 앞으로도 성장세가 매우 좋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분석 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친환경 윤활유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친환경 경영, 엑스티어 성장에 기여

엑스티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현대오일뱅크의 정책에 힘입어 엑스티어도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주유소 환경개선 활동인 '블루 클린'을 영업본부 차원의 친환경 경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블루클린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징색인 '블루'와 깨끗함을 의미하는 '클린'의 합성어다. 주로 공장에서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실시되는 '전사적 생산보전 활동'을 주유소에 적용한 개념이다. 

지난해 SK네트웍스 주유소 영업권을 인수한 현대오일뱅크는 안전하고 깨끗한 매장 환경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업본부장 이하 주유 사원에 이르기까지 블루클린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 같은 주유소 차원의 블루클린 활동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영업본부 차원의 친환경 활동으로 확장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물류센터-주유소-일반 소비자'로 이어지는 체계 전반을 환경 친화적으로 변경해 환경과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친환경 설비 투자를 늘린다. 석유제품이 입·출고되는 물류센터 내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한다. 생산공장 다음으로 전력 소모가 큰 물류센터의 전력공급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변경하고, 남는 전기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전국 8곳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수도권과 지방 물류센터 한 곳씩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관련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주유소 토양오염 방지 시스템인 '현대홈즈'도 확대 설치한다. 지난해 개발된 현대홈즈는 주유기 배관마다 설치된 감지 센서를 통해 기름유출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치다. 노후 배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토양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50개 직영주유소에 현대홈즈를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연료 사업 비중도 높인다. 현재 20개소에 불과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2023년까지 200개소로 확대하고 수소충전소도 2030년까지 180개소로 늘린다. 현재 수소충전소 1개소를 운영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2~3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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