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윤석열 의혹 파헤치기 <2> 도이치모터스 주가 김건희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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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1-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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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언론 보도 이후 명확한 해명 없어

  • 전주(錢主)·주식 매입 특혜 의혹 정황 나와

  • 윤석열 "김건희 증권거래, 특혜 사실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부인 김건희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지난 7일 부인 김건희씨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사이 특혜성 증권거래를 통해 차익을 얻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김씨가 한 증권거래는 정상적인 거래일 뿐 특혜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김씨가 증권거래를 한 사실에 대해선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의혹은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을 거쳐 대선 후보로 나왔음에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간 명확하게 해명이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이와 관련한 정황 등이 거론되고 있어 그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와 그 근거는 무엇일까.

◆도이치모터스 논란…김건희 전주(錢主) 의혹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수도권에서 22개 매장을 운영하는 BMW 공식딜러사다. 비상장사였던 도이치모터스는 2009년 1월 30일 상장사 '다르앤코'를 인수해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상장일 평가가격 5760원을 크게 웃돌며 90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그해 3월 2000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회사의 중대한 사업 발표나 특별한 사업 발표가 없다면 주가는 계속 하락될 것이라고 예상되던 상황이다.

본지가 확보한 경찰보고서에는 이 시점 권 회장과 이른바 '선수'인 이모씨가 만난 과정이 기재돼 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뉴스타파가 보도한 문서이기도 하다.

해당 문서에 기재된 이씨 자필서 내용에는 권 회장이 자신의 주식 100만주 정도를 이씨에게 맡겼고, 이씨는 2009년 11월말경부터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주식매점·시세조정 예상시점은 2009년 12월부터 2010년 5월경이다.

김건희씨가 등장하는 부분은 이 대목이다.

'모터스 주주인 김건희를 강남구 학동사거리 근처 권 회장이 경영하는 미니자동차 매장 2층에서 이씨에게 소개하고 주식을 일임하면서 신한증권계좌 10억원으로 도이치 주식을 매수하게 하였음.'

도이치모터스는 '미니'자동차에 대해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해당 내용을 문헌대로만 해석해보면 2010년 2월경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10억원이 들어있는 신한증권 계좌를 선수 이씨에게 맡겼다는 뜻으로 읽힌다.

해당 시기는 공교롭게도 윤 전 총장과 김씨가 교제를 하고 있다고 추측되는 시점과 맞물린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는 2011년 5월 25일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김씨가 "2011년 11월에 결혼할 예정이고, 결혼할 사람은 OOO호텔 조모 회장이 소개해준 사람으로 2년 정도 교제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발언한 날짜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김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두 사람이 교제를 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경찰은 이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주식매매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검찰에만 자료를 줄 수 있다며 거부했다.

결국 경찰의 내사는 이 같은 이유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 측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3년 말 금융감독원이 한국거래소를 통해 심리를 거친 결과 '주가 조작 혐의가 없다'고 나에게 통보했다"고 발언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도이치파이낸셜 특혜 의혹

2019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청문회였다. 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고, 그중 하나가 김건희씨의 주식 거래 관련 의혹이었다.

요약하자면 김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것.

권 회장과 김씨의 거래는 윤 전 총장과 김씨가 결혼한 2012년 이후에도 계속된다.

김씨는 2017년 1월 권 회장이 보유한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0억원가량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격은 주당 800원, 기관 투자가인 미래에셋보다 20%가량 낮은 가격이다.

같은 해 윤 전 총장 측은 자신이 중앙지검장에 임명된 후 김씨가 사들이기로 한 20억원어치를 매수하기로 한 계약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된 계약서 등은 현재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해당 의혹은 2018년 중앙일보가 처음으로 제기했다. 당시 중앙일보의 기사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부인 김모씨가 지난해 1월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실제 주식을 사려 했던 비상장 기업이 자동차 할부금융업체 ‘도이치파이낸셜㈜’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특히 김씨는 권오수(60) 도이치파이낸셜 겸 도이치모터스 대표의 권유로 2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는데 기관투자가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그러나 지난해 5월 남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승진한 직후 주식매수계약을 해지하고 2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해당 의혹에 대해 윤 전 총장 청문회 당시 여·야 인사청문위원들은 권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청문회장에 권 회장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관여하지 말고 보고만 받도록 지휘했다. 검찰은 해당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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