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일본 나라] 일본, 9월 총선 국면 돌입...'2전 전패' 스가는 정권 교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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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7-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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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자민당)이 4년 만에 제1당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스가 총리는 '이기고도 이기지 못한 선거'라는 오명을 입은 채 위기를 맞고 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도쿄도의회의 과반(127석 중 64석)을 차지한다는 당초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5일 NHK와 도쿄신문 등 일본 외신은 전날 도쿄도의회 선거(정원 127석)에서 자민당이 33석을 확보해 원내 제1당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도민퍼스트회 31석 △공명당 23석 △일본공산당 19석 △입헌민주당 15석 △일본유신회 1석 순으로 도쿄도의회 의석이 배분됐다.

이번 선거로 올 상반기 일본 내 중요한 국내 정치 일정이 대체로 마무리되자, 일본 정국의 시계는 빠르게 중의원 선거(총선)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스가 총리는 현 중의원의 임기인 오는 10월 24일 안에만 총선을 치르면 되기 때문에, 재집권에 가장 유리한 시기에 중의원 해산을 선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유력한 중의원 해산 시기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폐막(각각 8월 8일과 9월 5일)하는 9월 초~중순으로 꼽힌다.
 

역대 일본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그래픽=아주경제DB]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2번의 선거 참패로 '스가 교체론' 급부상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로 스가 총리는 거센 '패배 책임론'에 휩싸였다. 자민당은 올해 진행된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참패하면서, 당 내부에선 '스가 총리로는 총선을 진행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앞서 지난 4월 말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스가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선거구 3곳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어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은 총력전을 벌였지만, 당초 목표였던 단독 55석 획득과 자민-공명 연합의 과반 달성 근처에도 닿지 못했다.

앞선 선거에서 자민당은 59석에서 25석까지 쪼그라드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시 오랜 기간 도쿄도의회 원내 제1당을 이어온 자민당은 부패·비위 의혹에 휩싸이면서 '자민당 심판론'이 대세로 자리잡았고, 이 여파에 선거 연합 상대였던 공명당마저 세를 이탈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당시 자민당을 이끌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오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설립한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의 대체 정당으로 열풍을 일으켰고, 공명당도 도민퍼스트회와 연합을 이뤘다.

따라서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전 패배를 만회하겠다는 일념으로 당의 자원을 총동원했다. 특히, 도민퍼스트회를 견제하기 위해 실질적 당수인 고이케 도지사가 선거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묶어놓고, 공명당과의 선거 연합도 복원했다.

아울러 도쿄도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이번 선거는 지난 1997년(40.8%)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낮은 투표율(42.39%)을 기록해, 여당인 자민당에 비교적 유리한 상황이었다는 점 역시 '참패론'의 근거 중 하나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가 자민당에 대한 극심한 민심 이탈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베에서 스가로 이어지는 일본 자민당 내각의 코로나19 사태 대응 실패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관중 개최 강행의 여파 때문이다.

5일 선거 결과가 나오자 스가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민당, 공명당으로 과반수를 실현하지 못한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간략하게 선거 패배 책임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그간 강하게 밀어붙여왔던 도쿄올림픽 유관중 개최 입장에서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 대응 부진으로 분노에 휩싸인 민심을 달래보려는 것이다.

앞서 4일 선거 전후로 후생노동성을 중심해 '올림픽 기간 중 긴급사태 발효·무관중 전환 가능'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7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와 내부에선 "이제 유관중 개최는 어렵다"면서 올림픽 무관중 개최 전환 입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민당 내부에선 9월 총선 승리를 위해선 스가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우려가 새어나오고 있다.

지난 5일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교도통신에서 "(스가) 총리로는 중의원 선거에서 싸울 수 없으며, 총리 교체론이 나올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확산하면 먼저 9월에 총재 선거를 치르고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지난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이어 이번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도 집권당이 패배한 것과 관련 "차기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위기감이 커져 스가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진단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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