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정치인사 논란-③] 청와대에 발만 ‘살짝’ 담가 빼기만 해도…고위공무원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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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 기자
입력 2021-07-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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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정부·현 정부 ‘청와대 파견’ 반 년 남짓만 해도 ‘말년이 편하다’

국세청 안팎 “고위직 알박기 인사, 차기 정부서 외부 청장 와도 할 말 없다”
 

▲ 왼쪽부터 임광현 국세청 차장, 임성빈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 김창기 부산지방국세청장[사진 = 국세청][사진 = 국세청

법무부가 최근 단행한 고검 검사급 승진·전보 인사와 마찬가지로 국세청도 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세간의 이목과 무관하게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 정권 말기 ‘국세청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임광현 국세청 차장(행시38회·충남 홍성)과 임성빈 서울지방국세청장(37회·부산), 이판식 광주지방국세청장 등은 참여정부 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에 파견된 이력이 최근 인사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재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전남 장흥, 세대4기)은 지역 안배와 비고시인 점 등을 감안해 이번 인사에는 중부지방국세청장으로 '전격'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임광현 차장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그 이듬 해 4월까지 청와대 정책비서관실에 파견되어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동문인 임성빈 서울국세청장은 2005년 8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청와대 비서실에 있었다.

또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인 광주지방국세청장에는 이판식 부산국세청 징세송무국장(세대 4기·전남 장흥)이 임명됐다.

특히, 이 청장은 참여정부(2006년 6월~2008년 3월) 뿐만 아니라 현 정부(2019년 2월~2020년 4월)에서도 청와대와 깊은(?) 인연을 유지, 이번 국세청 고위공무원단 인사에서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임 차장과 임 청장 그리고 이 청장 등은 청와대 파견을 계기로 현 정부와 인연이 닿았고, 이들의 청와대 파견 기간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일까.

일각에서는 정권 초 청와대에 발만 살짝(?) 담갔다 빼기만 해도 승진은 따 놓은 당상인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례로 김대지 국세청장을 포함한 역대 국세청장(전군표⋅백용호⋅이현동⋅김덕중⋅김현준) 등도 관리자 때 청와대 파견 근무 또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활동하는 등 청와대와 인연이 깊다.

전군표 전 청장은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때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고, 백용호 전 청장은 청와대 파견 근무 경력은 없지만,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이명박) 경제1분과 위원으로 일한 경력을 인정받아 국세청장에 임명된 바 있다.

또 이현동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실 재정경제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한 반면
김덕중 전 청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2003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민정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했다.

이밖에도 LH 사장으로 취임한 김현준 전 청장은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반면 중부국세청장에 임명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부산국세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창기 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2012년 5월~2013년 2월), 현 정부와는 인연이 없어 고배 아닌 고배를 마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김 청장의 경우 중부국세청장으로 재직할 경우엔 일반적으로 연말 퇴임 대상이 되지만, 부산국세청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최소 6개월 또는 1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최근 검찰과 국세청 등 고위직 인사를 보면, 능력 보다는 성향 또는 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등용하는 것 같다”며 “고위직 뿐만 아니라 하위직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차기 정부가 들어설 경우 또 다시 내부 청장이 아닌 외부에서 새로운 국세청장이 임명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세청 전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고위공무원 인사는 향후 차기 정부에서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로 국세청장을 임명해도 할 말이 없는 인사”라며 “이는 현 정부가 아니면 나락으로 떨어질 사람들의 간절한 희망이 통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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