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전세대란' 움직임…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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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7-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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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넷째주 수도권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0.2%↑

  • 시흥 올해 누적 13.41%↑…경기 유일 두자릿수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시세판. [사진=연합뉴스]


유례없는 전세난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세 시장에서 비수기인 6월에도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짙어지면서 지난해에 이은 '가을 전세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해지면서 '탈(脫)서울 행렬'이 이어지며 서울 인근 지역으로 전세난이 번지는 양상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덕풍동에 위치한 '덕풍현대'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5월 2억원에서 올 5월 4억원으로 1년 만에 2배 올랐다.

하남시 선동에 있는 '리버나인' 전용 74㎡도 지난해 5월 3억8000만원에 전세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 5월에는 1억9000만원 오른 5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하며 50% 상승률을 보였다.

하남은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 중 한 곳으로, 반포발(發) 대규모 이주의 영향권에 들어있는 지역이다.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반면, 서초구 등에서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되는 지역은 이주 수요가 늘고 있어 하남의 전셋값은 하반기에도 불안정한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

다른 경기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안산 초지역 인근 '라프리모' 전용 84㎡는 지난달 9일 4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말 3억50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상승한 금액이다.

시흥 배곧신도시에 위치한 '배곧중흥S클래스' 전용 84㎡도 지난달 25일 4억6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1년 전만 하더라도 2억 중반대에 거래된 곳이다.

실제로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수도권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2%로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특히 시흥시는 0.66% 올라 경기도에서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역세권 인근 단지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 위주로 전세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최근 정주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는 시흥은 올해 누적으로 전세가격이 13.41% 올라 경기지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산시(0.57%)는 교통 및 학군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금암·세교동 위주로, 안산 단원구(0.56%)는 초지역세권과 고잔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3만746가구)이 지난해보다 2만 가구가량 줄어드는 데다가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세로 나오는 물건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움직임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한 57만5000명 중 72%는 경기도(37만5000명)와 인천(4만명)으로 향했다.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이 향한 경기 지역은 고양시로 4만3000명(11.6%)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남양주시(3만명), 김포시(2만9000명), 성남시(2만9000명), 용인시(2만6000명) 등 서울과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의 이동이 많았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계속된 서울 전셋값 상승으로 경기권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리게 되면 경기도의 전셋값도 불안정해진다"며 "그러면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다시 서울로 되돌아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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