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우려 통했나? 연준 디지털 달러 부정적 목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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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6-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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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지털 화폐 전환 움직임이 주춤하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Fed·연준) 의장은 디지털 달러 전환에 대해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준 인사들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속속 드러내고 있어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연준 부의장 "달러는 이미 디지털화"
랜드 퀼슨 연준 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유타은행연합 행사에서 CBDC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퀼스 부의장은 이날 유타은행연합 행사에 연사로 참석해 "연준이 주도하고 있는 CBDC가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위험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퀼스 부의장은 사이버 공격을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

퀄스 부의장은 또 “달러의 디지털화는 이미 많이 진행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달러 추진의 근거로 꼽히는 금융 비용이나 금융 포용성 문제 역시 다른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달러는 이미 디지털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다고 강조했다. 28일 애틀랜타 로터리클럽 연설에 나선 바킨 총재는 “우리는 이미 이 나라에서 디지털 화폐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름은 바로 달러다"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통해 이미 많은 상거래가 온라인상에서 진행되고 있어, 굳이 디지털 달러가 따로 필요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앞서 파월 의장의 발언과는 대치된다. 지난 4월 파월 의장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에 대해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ank of Boston)와 디지털 달러 플랫폼용 프로토타입을 개발해온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관계자들은 오는 7월 중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시장의 관심을 받으면서, 디지털 달러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탈(脫)중앙화를 지향하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법정 화폐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으로 달러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경쟁국인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확산 등이 이런 논의를 더 부추겼다.

그러나 달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결제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게다가 디지털 달러의 경우 사용 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사생활 보호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있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월가의 우려 반영됐나? 기존시스템 타격도 고려 사항

디지털 달러에 대해 그동안 월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 화폐는 미국인들의 화폐 사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금융회사들의 수익 구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그 때문에 앞서 주요 금융회사들은 연준과 의회에 디지털 달러의 출범을 늦춰주거나 최소한 그들이 이 새로운 화폐의 유통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한 바 있다.

디지털 달러의 형태는 민간의 암호화폐와는 달리 중앙은행을 통해 발행된다. 그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현금의 사용이 현격히 줄어들 수 있으며, 통화 사용 네트워크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결국 새로운 시스템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기존 금융기업들의 변신도 요구된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디지털 화폐는 현금과 다른 형태의 화폐와 함께 기존 결제 시스템에 통합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은행의 우려를 일부 완화했지만, 과연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온 바는 없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엔도 도시히데 전 일본금융청장(FSA)은 28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디지털 통화 발행이 무시하기 힘든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엔도 전 청장은 디지털 위안화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무시하기 힘든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이 얼마나 빨리 중국을 좇을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디지털 통화 부문에서 가장 앞서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미 실험적으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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