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베이스캠프 비밀] ②정도전·이회창이 택한 그곳 이마빌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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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1-06-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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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빌딩 전경사진 [사진=아주경제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이마빌딩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측은 29일 출마선언을 한 뒤 이날 이마빌딩에 입주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이마빌딩은 1983년 서울 종로구 수송동 146-1외 2필지에 준공됐다. 연면적 3만3839제곱미터, 대지면적 3825제곱미터로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 건물이다. 터가 ‘말을 이롭게 하는(利馬) 자리’라고 해서 이마빌딩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여기는 조선 건국의 설계자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의 집이 있던 곳으로,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이 즉위한 뒤에는 왕실 전용 마구간인 사복시(司僕寺, 고려·조선 시대 궁중의 가마·마필·목장 등을 관장한 관청)가 들어섰다고 알려져 있다. 말의 자리였던 전통이 이어져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 군마대(軍馬隊)가, 광복 후에는 서울시경 기마대(騎馬隊)가 있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과거에는 북악산(北岳山)의 계곡물이 이마빌딩 뒤편 중학동으로 내려와 광화문대로(大路)를 지나 청계천으로 흘렀다고 전해진다. 그 물줄기를 실어 나르던 지천(支川)이 바로 ‘중학천’이다.

이에 따라 이마빌딩과 인근 지역은 예로부터 명당(明堂)으로 꼽혔다. 정도전이 집터를 고를 때 이곳을 보고 ‘백자천손(百子千孫, 백 명의 아들과 천 명의 손자를 볼 수 있는)' 명당으로 지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탓에 앞선 ‘대권 후보’도 이마빌딩을 찾은 바 있다. 1997년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신) 이회창 전 총재의 캠프가 이마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아들 병역 비리 문제가 불거지며 대선에서 패배했다. 때문에 승리의 기운을 이어받고자 대선 승자가 입주했던 건물을 선호하는 정치권 관행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 측이 이마빌딩을 선택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마빌딩은 대선 후보 캠프 외에도 언론사와 외국계 회사 등 다양한 회사들이 입주해있다. 몇몇 굵직한 회사들은 이마빌딩에서 탄생했다. 대표적으로 회계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이 이마빌딩에서 출발했으며, 삼표 역시 2003년 이마빌딩에 입주했다. 이외에도 코카콜라·ING생명 등의 외국계 기업들도 초창기 이마빌딩을 거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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