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멀린다' 이혼 후폭풍…'신탁관리' 버핏, 게이츠 재단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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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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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의 귀재' 버핏 회장, 게이츠 재단 신탁 관리 담당

  • FT "게이츠 부부 이혼·버핏 이탈, 재단 불확실성 심화"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 후폭풍이 민간자선단체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BMG·이하 게이츠 재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게이츠 재단 이사 사임 소식을 전하며 "빌과 멀린다의 이혼 발표가 세계 최대 민간자선단체인 게이츠 재단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왼쪽)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누리집 갈무리]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성명서 발표를 통해 "수년 동안 게이츠 재단의 신탁관리인을 맡아왔다. 그러나 버크셔 외 다른 모든 곳의 이사회에서 그랬듯 이제 그 자리(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난다"며 "나의 목표는 재단의 목표와 100% 일치하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의 물리적 참여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단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수즈먼(Mark Suzman)을 "뛰어난(outstanding)" 인물이라고 표현했다고 FT는 전했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였던 멀린다 게이츠가 함께 설립한 민간 자선단체로, 2019년까지 550억 달러(약 62조5000억원)를 기부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선단체다.

FT는 "빌 게이츠는 자신이 축적한 막대한 부를 소아마비와 같은 질병 퇴치와 아동기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에 활용했다"며 "백신에 대한 재단의 노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키플레이어(key player)'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FT는 지난 5월 초 게이츠 부부가 27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게이츠 재단의 미래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FT는 "게이츠 부부가 이혼 후에도 재단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재단의 일부 전직 직원과 고문들은 부부가 21년 동안 운영해온 재단의 분열 가능성을 우려했다"며 "이들은 재단이 현재의 상태로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현재 게이츠 재단의 직원은 1600명 이상이다.

수즈먼 CEO는 이날 재단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신에서 버핏 회장의 이사 사임에 따른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그는 "버핏 회장의 이탈로 재단의 거버넌스(governance·관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빌과 멀린다와 함께 재단 거버넌스 강화 방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다. 아울러 재단 운영에 대한 세부 내용을 오는 7월 공개하겠다고 했다.

한편 버핏 회장은 이사직 사임과 함께 게이츠 재단 등 5개 단체에 41억 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수즈먼 CEO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버핏 회장은 죽을 때까지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뒤 2006년부터 매년 거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FT는 버핏 회장이 지금까지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금액이 이날 성명에 담긴 32억 달러를 포함해 약 3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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