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캐시트럭' 제이슨 스타뎀, 분노의 질주

최송희 기자입력 : 2021-06-12 00:00

'캐시트럭' 9일 개봉[사진=영화 '캐시트럭' 스틸컷]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남긴 말이었다. 장소, 조명, 온도 등 하나하나의 요소로 어떤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의미였다.

그의 말대로 대개 추억은 여러 요소가 뒤섞여 만들어진다. 그날의 날씨, 그날의 기분, 그날 먹은 음식이나 만난 사람들 등등. 모든 요소가 그날의 기억이 되는 셈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영화는 작품이 가진 본질보다 다른 요소들로 재미를 가르기도 한다. 혹평받은 영화가 '대표작(인생작)'으로 등극할 때도 있고, '대표영화(인생영화)'가 다시 보니 형편없게 느껴질 때도 있다.

관객들도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필자는 그날 영화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녹여낸 '최씨네 리뷰(논평)'를 통해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제목'이 주는 힘은 엄청나다. 영화, 드라마, 책…어느 분야든 마찬가지다. 하물며 기사까지 제목에 따라 조회 수가 천차만별이니. '제목'이 얼마나 많은 걸 좌우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영화 업계서도 제목은 흥행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의 운명은 제목을 따른다"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 실제 전례들이 있으니 꽤 믿음직한 이야기다.

아마 나를 비롯해 많은 관객도 '제목'으로 하여금 영화의 첫인상이 갈릴 것이다. 특히 시사회 전에는 영화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없기에 제목이나, 포스터, 감독의 전작 등을 통해 영화를 짐작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이유로 영화 '캐시트럭'의 첫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가벼운 범죄오락물 혹은 뻔한 복수극 정도 되겠거니 했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렇게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캐시트럭'을 보았고 순식간에 예상은 뒤집혔다. 활극(액션)에 집중하고 거침없이 달려가는 '캐시트럭'을 보면서 그제야 '알라딘'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 현금 호송 회사에 의문의 남자 H가 입사한다. 이상하리만큼 모든 이력과 성적이 '적정' 수준인 그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낸다. 하지만 첫 임무에서 강도들을 만난 그는 놀라울 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 동료를 구해내며 사내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깜짝 놀랄 만한 실력에 회사 내 몇 명만이 그의 정체를 의심하는 상황.

사실 몇 달 전 H는 현금 호송 차량(캐시트럭)을 노리는 무장 강도에 의해 아들을 잃었다. 엄청난 분노에 휩싸인 그는 죽은 범인의 단서를 찾아 나서고 결국 현금 호송 회사에 위장 취업까지 한 것. 그는 무장 강도들을 하나둘 처리하며 아들을 죽인 범인들과 점점 더 가까워진다.

영화의 원제는 'Wrath Of Man', 직역하자면 '남자의 분노'다. '캐시트럭'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앞뒀다가 직전 'Wrath Of Man'으로 제목을 바꾸었다고. 한국과 영국, 브라질, 독일 등은 '캐시트럭'으로 제목을 유지했다. 관객들이 직관적으로 영화의 정보와 분위기를 알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는 후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제목 모두 영화의 매력을 담지는 못했으나, 'Wrath Of Man'이 조금은 영화의 색채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자비 없이 달려가는 복수극을 떠올린다면 말이다.

영화는 4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현금 호송 회사에 취직하게 된 H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소개한 뒤, H의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들을 잃은 H가 '분노의질주'를 하게 된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분류한다. 이따금 무책임하고 무의미하게 쪼개며 '장(章)'을 나누는 영화를 볼 때도 잦았지만 '캐시트럭'은 적재적소에 이야기를 배치하고 효율적으로 구분하며 관객들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사적 복수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들과 크게 다를 점은 없으나 영화를 매끄럽고 멋스럽게 이어가는 힘은 분명 여타 작품들보다 세다. 인물들은 극적이지만 총기를 활용한 활극(액션)은 느린 동작이나 과장을 최소화하며 현실적이면서 날 것 같은 느낌을 극대화했다.

'분노의 질주' '메카닉' 연속물, '스파이'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제이슨 스타뎀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활용, 거침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다만 전작들과 달리 이번 활극은 묵직하고 거침없으며 잔혹하다. 보다 더욱 성숙하고 강렬한 제이슨 스타뎀의 활극 연기를 볼 수 있다. 9일 개봉이고 상영 시간은 119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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