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소외층 급증] 코로나, 여성 일자리에 더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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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6-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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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여성 취업자수 13만7000명 감소...남성 8만2000명

  • 코로나 타격 큰 대면업종 여성 종사자 비중 38% 달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 경제 위기는 여성 일자리부터 앗아갔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남성이 더 많은 일자리를 잃은 것과 대조적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가 닥친 2020년 여성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7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남성 취업자 수가 8만2000명 감소한 것에 비하면 1.7배 더 큰 규모다.

이번 경제 위기가 과거와 다른 형태를 띤 원인은 감염병이라는 특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여성 일자리가 집중된 대면 서비스 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에는 남성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건설업과 제조업 종사자의 피해가 컸다. 

여성 취업자 비중을 보면 보건·사회복지(81%), 교육(67%), 숙박·음식(63%) 등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여성 취업자의 약 38%가 이 3개의 업종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취업자(13%)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대면 일자리는 고용 상태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다. 일자리를 유지했다 하더라도 재택근무가 쉽지 않은 데다 이들 업종은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아 고용보험 혜택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고용 잠식은 결혼한 직장 여성에게 더 가혹했다. 어린이집과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육아 부담이 커져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기혼 여성 취업자가 실업자가 될 확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1월 0.68%에서 코로나가 확산한 3월 1.39%로 상승했다. 기혼 남성의 수치는 1월(0.65%)과 3월(0.75%) 큰 차이가 없었다.  

나아가 기혼 여성 취업자가 경제활동을 중단할 확률은 지난해 3월 5.09%로 1월에 비해 2% 포인트 올라갔다. 기혼 남성은 1.67%로 0.52% 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에서 부각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여성 노동 공급의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여성의 이른 경력단절은 영구적인 인적 자본의 손실로 이어져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후에도 경제의 생산성과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혼여성과 기혼남성의 실직 확률과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될 확률 차이 [자료=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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