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승부욕·꿈·베풂…PGA를 빛낸 3인의 '아름다운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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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6-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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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아 추 치앙 PGA투어 APAC 이사

필 미컬슨(왼쪽)과 저스틴 토머스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제공]


필 미컬슨, 이경훈, 저스틴 토머스 3명의 선수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아름다운 골프'를 보여줬다.

비제이 싱, 어니 엘스 등과 함께 '위대한 세대'에 속하는 미컬슨은 '위대한 승리'를 이루어냈다. 그는 오는 16일(현지시간)이면 51세가 된다. 전문가들은 50세가 넘으면 정규 투어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켈슨은 지난달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반 대회도 아닌 '메이저' 대회에서다.

CBS스포츠 캐스터인 짐 낸츠는 그의 마지막 퍼트를 보고 "미컬슨이 아버지의 시간을 이겼다"고 말했다.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는 뜻이다. 원동력이 무엇일까? 커피와 명상, 그리고 우승을 향한 욕망 덕분이다. 

미컬슨은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 본능적으로 동기부여를 받아 왔다. 알아서 움직이게 해준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미컬슨은 자기 관리를 위해 6일간 단식에 착수했다. 커피와 물만 마셨다. 커피를 마신 이유는 공복감을 줄이고, 신진대사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15파운드(6.8㎏)가 빠졌다.

명상도 통산 45승을 거두는 발판이 됐다. PGA 챔피언십이 열린 대회장(키아와 아일랜드 오션)은 긴 전장이 특징이다. 그는 경기 중 자주 심호흡을 했다. 집중을 위해서다. 그는 "명상을 위한 시간을 늘리고 있다. 마음을 근육처럼 쓰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원동력으로 미컬슨은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그는 드라이버를 쥐고 366야드(334m)를 날렸다. 스무살 어린 브룩스 켑카보다 5야드(4.5m)를 더 날렸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경주(오른쪽)와 함께 걷는 이경훈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제공]


이경훈은 '꿈'을 보여줬다. 그는 콘 페리 투어(2부)에서 활동할 당시 "PGA 투어 우승에 대한 꿈을 매일 꾼다. 우승하게 되면 굉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AT&T 바이런 넬스에서 생애 처음 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린 옆에서 '맏형' 최경주가 가장 먼저 그를 축하해 주었다. 이경훈은 "기다리고 계신지 몰랐고, 감사했다. 좋은 말씀을 해주었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는 나에게 큰아빠나 다름없다"고 고마워했다.

이경훈은 최경주의 '아메리칸 드림'을 좇았다.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프로 전향 후 한국과 일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미국으로 넘어갔다.

이경훈은 "어린 시절 PGA 투어를 보면서 일원이 되고 싶었다. 골프 유망주들이 우리의 경기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본다. 그들은 더 노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베풂을 실천했다. 마이클 비사키는 최근 월요 예선을 통해 정규 투어(발스파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그가 아버지와 화상 통화를 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퍼졌다.

그는 아버지에게 "내가 해냈어요"라며 울었다. 본 대회에서 비록 합격선(커트라인)에 걸려 넘어졌지만, 그에게 상상도 못 할 일이 펼쳐졌다.

후원사 추천으로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 출전할 수 있게 됐고, 토머스로부터 '연습 라운드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토머스는 그와의 연습 라운드에서 수표를 건넸다.

토머스는 "퀄리파잉(Q) 스쿨과 대회 출전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조언을 건넸고, 도움을 주었다.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 대회에 출전하지만, 사람들을 도우며 그들의 삶을 바꾸는 것이 때로는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사진=추아 추 치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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