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한반도외교전] ①'대미 비난' 수위 조절北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 높아졌다"

박경은 기자입력 : 2021-06-01 00:00
조선중앙통신, 31일 김명철 논평원 명의 논평 발표 "우리 과녁은 남조선군 아닌 대양 너머 있는 미국"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 경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왼쪽)·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침묵을 지켜온 북한이 31일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와 관련, 미국을 향해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인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관영매체가 내놓은 첫 공식 반응으로, 북한이 상당히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의 창은 닫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미 대화가 그간 교착 상태를 이어왔지만 향후 재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명철 국제사안 논평원 명의의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 제목의 글을 발표하고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를 언급, "조선반도에서 정세격화를 몰아오는 장본인이 과연 누구인가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우리의 자위적 조치들을 한사코 유엔 결의 위반으로 몰아붙이면서도 추종자들에게는 무제한한 미사일 개발 권리를 허용하고 입으로는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행동은 대결로 이어가는 것이 바로 미국"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미국이 매달리고 있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동시에 파렴치한 이중적인 행태를 스스로 드러내는 산 증거로 된다"며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 너머에 있는 미국"이라고 밝혔다.

또 "남조선을 내세워 패권주의적 목적을 실현해보려는 미국의 타산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어리석은 행위로 될 뿐"이라며 "우리는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미국이 떠드는 유엔 결의 위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코 앞에서 벌어지는 엄중한 도발 행위들에 응당한 주목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도 기쁜 일이지만,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하게 된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정상회담 계기에 양국 미사일 지침을 완전히 종료했다. 이에 북한이 군사적 압박으로 판단, 반발한 셈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에 단순히 반발했다기보다 미국과의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향후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평을) 김여정 북한 부부장이나 외무성 공식대변인이 직접 내놓은 것이 아니다. 조선중앙통신 평론가라는 것은 북한이 내놓는 논평 수위 중 갖은 낮은 수위"라며 "북한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불만은 있겠지만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와 향후 대화 가능성, 문을 닫지 않았다는 얘기"라면서 "북한이 수위를 조절한 만큼 오히려 앞으로의 대화 가능성을 더 높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논평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가량 흐른 시점에서 나온 데 대해서도 "북한이 반응을 바로 보이지 않고 나름 심사숙고 시간을 거쳤다는 것"이라며 "대화 자체의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북한의 의사를 보여줬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중이 밀착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신 센터장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력 부족 문제"라며 "한·미 결속에 따른 북·중 밀착을 예상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 센터장은 "정부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원칙을 세웠다면 중국을 더 끌어안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정상회담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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