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미국에 미래 사업 확대 선물 보따리... 40조+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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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김성현·장문기 기자
입력 2021-05-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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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정상회담 앞두고... 반도체·미래차·배터리 등 투자 확대

국내 4대 그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잇따라 풀고 있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 선제적인 투자로 현지 입지를 강화하고, 새롭게 출범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그린뉴딜’ 정책에 보조를 맞추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미 정상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그룹이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미국 투자를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알려진 것만 40조원 규모에 달하며, 이번 방미 일정에서 드러날 내용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준비하는 곳은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이다.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 관련 투자만 170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자리한 텍사스 오스틴 등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 미국 상무부 주최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도 삼성SDI가 미국 내 합작회사 등을 통한 공장 건설을 고민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6억7300만 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텍사스 700MW(메가와트) 태양광발전소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미 당시에도 기존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었다”며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방미 시점과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미래 사업 분야에서 미국과 동반자가 될 것을 지난 13일 공언했다.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1000억원)를 투자해 한국 다음의 미래차 전략기지로 키울 예정이다. 더불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 자금을 집행한다.

당장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현대차는 내년 중 첫 생산을 시작한다. 현지 시장 상황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생산설비 확충 등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수립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의 투자”라며 “국내 공장도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SK그룹도 미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은 배터리 부문의 미국 투자를 강화한다. 현지 건설 중인 1, 2공장에 더해 3, 4공장의 필요성도 따져보고 있다. 1, 2공장 투자금액 3조원과 비슷한 규모로 현실화되면, 미국 배터리 공장에만 총 6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배터리 생산 캐파 목표를 기존 100GWh에서 125GWh로 확대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대표지만 한국 경제계 대표로서도 미국을 방문하는 입장인 만큼 그룹 투자 계획은 물론 양국 간 재계 협력 방안 등도 논의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포드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관심거리”라고 전했다.

LG그룹도 가전에 이어 배터리 투자를 확대하며 미국 시장 지키기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오하이오에 총 2조7000억원 규모(LG 투자금 1조원)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공장뿐만 아니라 향후 5년 내 미국 2곳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독자적 배터리 공장도 세우기로 했다. 올해 안에 후보지를 선정해 구체적인 건설 방안도 내놓을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4대 그룹의 미국 투자는 장기적 전략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지나치게 정치적 이슈와 연결해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할 기업인으로는 최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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