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품는 유암코·KHI 컨소, 인수 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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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5-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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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STX조선의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STX조선 인수에 나선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 컨소시엄 역시 초반 어려움을 인지한 상황이지만, 시일이 걸리더라도 조선 본업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사진= STX조선해양 제공]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암코 컨소시엄은 STX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딩을 모집하고 있다. 유암코는 KHI인베스트와 함께 STX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이달 초에는 성장금융이 프로젝트 펀드에 430억원의 출자를 확정하기도 했다. 인수가격은 2500억원으로 이 자금은 구주 대금 지급 대신 채무 변제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 조선업은 회복 중이다. 조선업의 전방 산업인 해운업의 경기를 대변하는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달 말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방 산업인 철강산업에서 후판 가격을 인상했는데 해운업 상황이 좋다 보니 조선사는 선주들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업황 흐름이 좋은 만큼 조선 관련 M&A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신한중공업과 한진중공업 M&A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중형탱커선 건조를 주업으로 하는 STX조선해양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차이점은 '부지 활용'과 '수주 잔고'에 있다.

STX조선의 부지는 조선업 이외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한진중공업과의 차이다. 한진중공업의 부지는 인천 서구, 부산 영도에 위치해 있어 개발 잠재력이 상당하다. 부산시의회, 상공회의소, 시민단체 등 부산의 민·관·정이 한진중공업을 인수하려는 컨소시엄을 '부동산 투기 자본'으로 규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한중공업 역시 풍력 발전을 위한 부지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는 M&A 과정에서 경쟁률로 확인됐다. 한진중공업 매각에 관한 본입찰에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NH PE·오퍼스 PE 외 2곳이, 신한중공업 본입찰 역시 태화·NH PE·오퍼스 PE 외 2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의 공개 매각에는 유암코 컨소시엄만 입찰했다.

기존의 기초체력이 부실한 터라 STX조선해양이 조선경기 회복을 발판 삼아 경영정상화를 이루기에는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해 수주가 없다 보니 현재 건조가 이뤄지는 야드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수주가 들어오더라도 설계, 철판 구입 등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사진=STX조선해양 제공]


시일이 걸리더라도 유암코 컨소시엄은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조선업을 중심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펀드 조성 과정에서도 그 성격이 드러난다. 유암코의 구조조정 펀드의 설정 기간은 5년이지만 필요시 연장하는 구조다. 프로젝트 펀드에 투자한 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는 만기가 15년이다.

조선업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기에 STX조선해양뿐 아니라 하청업체들의 고용도 상당 부분 안정화될 전망이다. 최근 있었던 신한중공업 M&A의 경우, 2020년 상반기 말 기준 400명이던 임직원이 지난해 말 기준 180명 수준으로 줄면서 매물로서 가치가 상승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을 하지 않는 이상 구조조정 기업을 인수할 경우 1~2년 만에 효과를 낼 수 없다"면서 "그렇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정상화란 목표를 갖고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구조조정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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