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경고' 인도 '전국 봉쇄령' 내릴까…CNN "세계 공급망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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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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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우려 변이'로 재분류

  • 파우치 "인도 전국 봉쇄령으로 감염 경로 차단해야"

  • "전 세계 170만명 선원 중 20만명 이상이 인도 출신"

  • "인도 재확산→선원 부족→공급망 붕괴 초래할 수도"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 주변국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도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관심 변이'에서 '우려 변이'로 재분류한 것에 주목하며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향해 '인도 봉쇄령'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장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명복을 빌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11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MoHFW)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2만9517명을 기록, 누적 확진자 수는 2300만명에 달했다. 사망자 수는 3879명을 기록, 이날까지 인도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는 25만명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인도 현지에선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1900만명의 이상의 환자가 회복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 세계 각국은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인도의 변이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하고 통제가 어려운 바이러스로 분류되자 인도를 향한 세계의 우려 목소리를 더 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주말인 지난 9일 인도의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이달의 평균치인 170만건보다 20만건 이상이 적다는 점을 앞세워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의 감소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검사 수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WHO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도 '우려 변이'로 재분류하며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인도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AFP 통신은 인도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갠자스 강가에 시신 40여 구가 떠내려오는 일까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사진=AP·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은 최근 인도 전국 봉쇄령에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인도 몇몇 주는 이미 봉쇄령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전염의 고리를 잘라내기 위해선 (전국) 봉쇄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7일에도 인도 봉쇄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6개월 동안 닫으라는 것이 아니다. 2~3주, 혹은 4주 정도 폐쇄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코로나19 감염 경로 차단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도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3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전국 봉쇄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전국 봉쇄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우려해서다. 모디 총리는 전국 봉쇄령을 최후의 수단으로 두고 집단 감염 지역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2월 하루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 아래로 떨어지자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힌두교 최대 종교 축제인 '쿰브 멜라' 등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수천만 명의 인파가 갠지스강 일대에 한꺼번에 몰렸고, 그 결과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 수 30만명 이상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1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벽화 밑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누워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한편 CNN은 인도의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공급 부족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가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전 세계 상품 무역의 약 80%가 선박을 통해 이뤄지는 데 선원 대부분이 인도인이라는 이유에서다.

가이 플래튼(Guy Platten) 국제해운회의소 사무총장에 따르면 전 세계 170만명의 선원 중 20만명 이상이 인도 출신이다. 플래튼 사무총장은 "인도 출신의 선원 다수는 중요한 기술을 요구하는 장교 계급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상황(인도의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이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원 부족으로 전 세계의 공급망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CNN 비즈니스에 전했다.

CNN은 현재 수많은 국가가 인도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해 인도발 또는 인도행 항공기 운항을 금지했다며 "인도 근로자들을 전 세계의 항구로 옮기고, 승무원들을 교체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도주의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화물운송업체인 머스크의 르네 필 페더슨(René Piil Pedersen) 해양 관계 책임자는 "세계 각국이 일반 여행객과 선원들을 구별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 화물 운송에 심각한 위협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각국의 인도 국경 차단에) 선원들이 배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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