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긴축' 불안…"4월 고용지표 파장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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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5-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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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버블 경고 속 시장 중앙은행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

시장이 '긴축'의 불안에 휩싸였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올해초부터 시장의 관심은 온통 '긴축'에 관심돼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많은 연준 위원들은 단기간 내에는 자산매입규모축소(테이퍼링)을 비롯한 기준금리 인상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달랐다. 공급 부족과 수요증가로 원자래를 비롯해 곳곳에서 물가가 들썩였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기준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국채 매도가 쏟아진 탓이다. 파월 의장은 물론이고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경기과열 이른바 '오버슈팅'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미국 중앙은행과 재무부 수장의 반복된 '확신'에 2월에 급등했던 국채금리는 최근 다소 진정세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옐런 장관의 "금리인상 필요할 수도" 발언은 시장을 뒤집어 놓았다. 긴축의 본격 시그널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옐런 장관은 "중앙은행은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라면서 "금리인상을 예측하거나 권고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안그래도 자산 버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튀어나온 옐런 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의 파장이 작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롬파월 연준의장 [사진=AFP·연합뉴스]

파월의 달래기 무력화?···연준 내에서도 의견 분분
파월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규모 축소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연준 구성원들은 미국 경제가 "확실한 회복의 신호(substantial further progress)를 보일 경우에 움직이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들썩이고 경제지표가 명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긴축의 시간'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가 연준의 목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데일리 총재는 "향후 전망은 밝지만 여전히 경제는 수렁에서 빠져나는 과정 속에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이나 자산매입규모축소와 같은) 정상화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감염병 확산이 고용시장에 미친 타격이 지속적인 성격의 것인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물가상승에 대해서도 데일리 총재는 "약간의 물가상승은 (오히려)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물가의 가파른 상승은 일시적인 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일리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전에 아마 자산매입규모 축소를 논의할 수는 있지만, 그 시점이 아직 멀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이제는 긴축 논의가 시작돼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4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막대한 재정 투입과 속도를 내고 있는 백신 배포, 경제활동 재개의 본격화로 경제회복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매입을 당장 조정하지는 않더라도 조정 방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할 시점이 왔다고 카플란 총재는 주장한다. 이어 "나중보다는 더 이전에 이런 논의를 먼저 시작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카플란 총재는 미국 경제가 연준이 목표로 하고 있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달성을 위한 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했다. 또 연준은 유동성 확대에 따른 과잉과 금융시장 비용 및 부작용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해야 하다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자산의 버블이나 경기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카플란 총재는 전반적인 경제 회복 지표 등을 바탕으로 연준이 2022년 중 금리를 현재 제로 수준에서 인상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파월 의장의 2023년보다 훨씬 당겨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고용이 연준의 길을 정할 것"
시장에서는 향후 고용 지표가 연준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고용시장이 명백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다면 연준이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말에 발표되는 4월 비농업 고용이 97만8000명 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업률은 전달 6%에서 5.8%로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캐피털이코노믹스 등은 120만명 이상 고용이 늘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고용까지 예상을 넘어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경우 연준은 완화통화정책을 위한 목표를 달성한 것이 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긴축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파월 의장은 3일 전국지역재투자연합(NOC) 연설에서 지난 20년 동안 연준이 달성하지 못한 목표인 최대한의 고용 및 2% 이상의 물가 상승이 이뤄질 때까지 금리를 현재의 초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공약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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