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연대 출신 김수현·장하성·김상조, 靑 정책실장 자리 꿰차
  • ‘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떠난 자리엔 ‘민주노총‘ 김유선 발탁
  • 운동권·시민단체 출신 인사들 국정 장악하며 아마추어리즘↑
  • 文정부 대표 실책 ‘소주성‘ 둘러싸고 당·정·청 엇박자 이어져
  • 참여연대, 국민 ‘뒷목’ 잡게 한 부동산 정책에도 깊숙이 개입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데···.“ 문재인 정부의 ‘당파적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국정 아마추어리즘’은 시민단체 출신의 운동권 그룹이 정부 부처 요직을 장악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시민단체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수장과 청와대 참모 자리 곳곳을 꿰차면서 문재인 정부 정책 전반을 좌지우지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장표 전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과 김수현·장하성·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장 전 실장은 주중 한국대사로 자리를 옮기며 ‘회전문 인사’ 논란을 남기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책은 임기를 1년여 남겨둔 현 시점에도 계속되고 있다. 홍 전 위원장의 빈자리를 채운 김유선 전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몸담았던, 대표적인 운동권 인사이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전신) 출신의 이미경 전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후임으로는 참여연대 출신의 손혁상 신임 이사장이 발탁됐다.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핵심 요직에 오르면서 국정 ‘아마추어리즘’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정통 관료 출신 인사들과의 마찰도 적지 않게 빚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개각에서 관료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비중을 높이긴 했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을 장악한 시민단체 ‘참여연대’ 출신의 홍장표 전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왼쪽부터 순서대로)과 김수현·장하성·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사진=네이버]

◆‘소주성’ 실책도 ‘586 운동권’ 작품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자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의 설계 과정에는 ‘586 운동권 그룹(50대·80학번·1960년생)’이 깊숙이 개입했다.

홍 전 위원장이 설계한 소주성은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을 높여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투자를 확대해 경제 성장을 유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기반해 2020년까지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굵직한 정책을 여럿 추진했다.

이 같은 급진적인 정책 추진은 정부 기대와는 달리 일자리 및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가 혈세를 대량 투입하면서 ‘부채 주도 성장’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선의를 가장한 아마추어리즘이 ‘일자리 파국’, ‘재정 낭비‘를 부른 셈이다.

소주성을 둘러싼 당·정·청 간 엇박자도 이어져 국민 혼란을 심화시켰다. 장하성 전 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늘공(직업공무원)’ 출신의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장으로 임명된 직후 소주성 정책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거듭해 드러냈다.

그는 2017년 국회에 출석해 ‘소득주도성장이 도그마(신념)화한 경제정책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야당 의원 지적에 “동의한다”고 답했고,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인상 속도나 정도는 상황을 보며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기용한 운동권·시민단체 인사들과는 정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이듬해인 2018년에도 장 전 실장의 정책 고수 입장에 정책 수정으로 맞서며 갈등설에 한층 더 힘을 실었다.

그의 우려대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불러왔다. 이에 더해 2017~2019년 사이 최저임금이 29%가량 오르면서 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을 악화시켰다는 평가도 다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뒤늦게 혁신성장으로 방향키를 돌렸지만, 여전히 단기 공공일자리 확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언 발에 오줌 누기’식 해법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정권의 특징은 전문성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기보다 진영논리를 더 앞세운다”고 비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대통령이 경제 상황을 디테일하게 파악하지는 못해도 전체적인 흐름은 파악해 ‘이 대목에선 어떤 정책이 필요하고 또 어떤 인재를 써야겠다’는 생각 정도는 해야 한다”며 ”김 전 부총리의 경우 전문가를 기용해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경우”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이 본인의 이념적 정체성과 무관하게 국가를 위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가 개입해 그런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당·정·청이 무제한 양적 완화를 감행함에 따라 나랏빚은 더욱 증가했다.

특히 정부와 국회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집행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추경 중독’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정건전성을 우려해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에 제동을 건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라며 강하게 질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정치권 역시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확정되기도 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해 눈총을 샀다.
 

김현미(왼쪽)‧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네이버]

◆국민들 ‘뒷목’ 잡게 한 부동산 정책에도 깊숙이 개입

참여연대의 손길은 대한민국 최대 난제인 ‘부동산 정책’에까지 뻗어 갔다.

참여연대 정책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수현 전 정책실장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낸 뒤 세종대에서 부동산‧주거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부동산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부동산 정책에 깊이 관여했으나, 부동산 값이 폭등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김 전 실장을 다시 중용해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부동산 정책을 꾸렸으나, 결국 20차례도 넘게 정책을 고쳐야만 했다. 문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인 임대사업자 등록제 역시 김 전 실장이 주도한 작품으로 전해진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이라도 새워 만들겠다”던 김현미 전 장관의 경우 시민단체 출신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끝까지 밀고 나간 인사에 속한다. 김 전 장관은 24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바꾸게 했던 장본인이었으나, 최장기간 동안 국토부 장관을 지낸 각료로 이름을 남겼다.

이후 등장한 인물이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다. 변 장관은 김 전 실장과 연결된다. 이들은 1980년대 후반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같은 연구실에서 도시·지역계획학을 함께 공부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의 인연이 30년가량 이어진 셈이다.

이후 이들은 한국도시연구소와 공간환경학회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갔다. 2000년에는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의 전신인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같이 근무했으며, 세종대 교수로 함께 재직하기도 했다. 2014년 변 장관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직에 있었을 때는 당시 서울연구원장이었던 김 전 실장과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실장의 입김이 사실상 변 전 장관으로 이어질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김현미 시즌2’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학자이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거친 ‘공공 디벨로퍼’ 출신이라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지만 우려가 더 컸다.

그러나 변 전 장관은 LH 사태가 터지면서 결국 취임 109일 만에 교체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다른 경제부처에 “변 장관의 공급 대책에 협력하라”고 당부할 정도로 큰 기대감을 보였으나, 그대로 퇴장을 맞이했다.

인사 실패가 곧 정책 실패로 돌아가면서 집권여당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처절하게 참패했던 지난 4·7 재‧보궐선거에는 매서운 부동산 민심이 가장 큰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난무했다.

“집값만큼은 무조건 잡겠다”던 문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에 더해 작년 국회가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키기 직전 자신 소유의 강남 아파트 전셋값을 대폭 올린 김상조 전 실장과 임대료 9%를 올린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후 당정은 뒤늦은 사태수습에 나섰다. LH 사태를 신속히 수사하고, 공직자 투기 방지를 위한 법안도 줄줄이 발의해 통과시켰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도 최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근에는 규제 풀기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및 보유세 인하 등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신임 대표는 대출규제 완화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다만 이는 기존 부동산 정책의 후퇴라는 잘못된 신호로 비칠 수 있어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신 교수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은 굉장히 힘들다. 특히 경제를 망가뜨리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좋아지게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국민만 불행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