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5 '자연·미래 담다... 이게 바로 '미래형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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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5-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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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소재로 만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 중형 SUV급 이상의 쾌적한 실내공간

  • 시승 복합전비 6.5km/kWh... 연비도 뛰어나

1450년대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기’, 1903년 미국 라이트 형제가 띄운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 1925년 미국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처음으로 내놓은 ‘전화기’ 등.

인류 진보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던 세기의 발명과 시도들이다. 한 기업의 성쇠에도 이 같은 전환점이 존재한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대표적인 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이유 있는 사전계약 신기록... 1분기 말 4만2000대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첫 신차다. 세상을 바꿀 정도의 새로운 제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현대차와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호응하듯 소비자들도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의 시발 격인 아이오닉5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첫날 무려 2만3760명이 아이오닉5에 손을 들어줬다. 국내 자동차업계 사전계약 역사상 최대 기록으로 지난해 출시된 기아 4세대 미니밴 ‘카니발’ 2만3006대를 훌쩍 뛰어넘은 숫자다. 1분기 말 기준 사전계약이 4만2000대에 달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 변화에 중심에 선 아이오닉5를 지난 21일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롱레인지 2WD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등급)으로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최대 405㎞(상온 기준)인 모델이었다.

첫인상은 낯섦 그 자체였다. 전에 없던 디자인과 소재 등을 활용해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미래를 대거 채택했기 때문이다. 전면부는 게임 속에서 나올 법한 디지털 느낌의 디자인에 '파라메트릭 픽셀' 적용한 헤드램프가 도드라졌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아이오닉5만의 디자인 요소다.

측면은 디지털 디자인의 통일성을 이어가면서도 공기 역학 구조를 고려한 문손잡이와 바퀴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툭 치면 탁하고 바로 튀어 나갈 준비를 하는 듯했다. 후면부는 창과 바퀴 중간에 적절히 배치한 후미등과 ‘IONIQ5’ 로고가 전체적인 디자인을 안정적으로 완성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사진=유대길 기자]

◆중형 SUV 이상의 공간 인상적... 친환경적 장점도 보이지 않게 녹아들어
실내는 간결함으로 미래를 표현했다. 먼저 운전석 전면에 펼쳐져 있는 12인치형 계기반(클러스터)과 12인치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은 한눈에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돈돼 있었다. 그 양끝에 대칭으로 배치된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현대차 모델 중 아이오닉5에 처음으로 적용됐지만 이질적인 느낌 없이 자연스러웠다.

E-GMP를 활용해 공간성을 최대한 확보했다는 마케팅도 거짓이 아니었다. 아이오닉5는 전장 4635㎜, 전폭 1890㎜, 전고 1605㎜, 축간거리 3000㎜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지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상의 실내 공간을 자랑했다. 축간거리의 경우 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 100㎜ 더 길 정도였다.

이를 바탕으로 앞좌석은 말할 것도 없고, 뒷좌석도 180㎝의 성인이 편안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뒷좌석을 접으니 성인 2명이 여유 있게 누워도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V2L(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으니, 열악한 도심의 고시원보다 환경이 좋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자연의 공기와 창밖의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으니, 대부분 사람이 큰 이견이 없을 듯했다.

다만 내장에 친환경 차원에서 적용됐다는, 유채꽃과 옥수수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한 ‘바이오 페인트’, 아마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 기반의 ‘친환경 공정 가죽’,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원사를 사용한 ‘친환경 패브릭’은 그 장점을 체감하기 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미래지형적 디자인에 녹아든 탓이었다.
 

[사진=유대길 기자]

◆꽉 막힌 도로서도 연비 훌륭... 세단급 안정성 자랑
시승의 백미인 도로주행은 스타필드에서 경기 남양주의 한 글램핑장을 왕복하는 약 70㎞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동을 걸었는지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조용한 가운데 가속페달을 밟았다. ‘부릉’이라는 의성어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윙’하고 중저음으로 깔리는 가속음은 시공간을 넘어 미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도로와 관계없이 주행성능과 정숙성 등은 고급 세단 못지않게 안정적이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기능도 현대차의 최고급 모델에 적용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급회전 구간에서 속도가 줄어들 때 순간적으로 차선이탈방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시승 후 알아보니 설정 등의 문제였다. 

전비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시승 구간 특성상 멈췄다 가다를 반복하는 고질적 정체가 있었지만, 현대차가 제시한 평균 복합전비 4.9㎞/kWh보다 높게 나왔다. 시승 시 복합전비는 6.5㎞/kWh이었다.

이날 아이오닉5 시승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 봤던 전기차 시대가 바로 눈앞에 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려는 정부의 지원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시승차의 가격은 5910만원(매트컬러 적용 시), 5891만원(개별소비세 3.5% 및 세제혜택 적용 후)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유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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