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마린온 사고 상처 해병대에 또 마린온 결정한 방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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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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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1조6000억 투입 심의의결

  • 방사청 "추측 보도 유감" 무색

  • 육군은 아파치가디언 36대 추가

마린온 무장형 모형. [사진=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제공]


해병대는 지난 2018년 7월 17일 마린온 추락 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정비를 마친 마린온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 비행을 하던 중 추락했다. 사고 원인은 회전 날개와 동체를 연결하는 '로터마스트' 부품 결함이었다. 당시 주임무조종사 김정일 대령·임무조종사 노동환 중령·정비사 김진화 상사·승무원 김세영 중사·박재우 병장 등 5명이 순직하고, 정비사 김용순 상사가 크게 다쳤다.

​그런데도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사업에서 국산 MUH-1 마린온 무장형이 26일 채택됐다. 마린온 무장형이 차기 상륙공격헬기로 선정되자 "힘없는 소군인 해병대의 서러움"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13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내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마린온 무장형을 개발하기로 했다. 해병대는 2028~2031년까지 총 24대를 도입한다. 

방추위는 "군 작전요구성능(ROC) 충족성과 상륙기동헬기(마린온)와 호환성을 고려한 운영유지 효율성, 향후 유·무인복합체계(MUM-T) 구축 등 체계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체고속 상륙작전을 구현하기 위한 상륙군 항공 화력 지원능력 보강과 서북도서에서 적 기습강점 대비 능력 강화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린온 무장형은 KUH-1 '수리온' 기동헬기에 장갑 증설과 무장을 추가해 만들어진다. 애초에 공격헬기로 개발된 미국 벨 AH-1Z '바이퍼'나 미국 보잉 AH-64E '아파치 가디언'에 비해 생존성과 화력 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동·방탄·무장성능 한계가 뚜렷해 유사시 조밀한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상륙 거점을 원활히 확보할 수 있을지 벌써 의문을 낳고 있다.

지난 13일 전역한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지난해 10월 26일 국회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현재 공격헬기로서 운용되는 헬기를 해병대에서 원한다"고 마린온 무장형 도입을 반대했다. 

공격헬기는 호위 대상인 기동헬기보다 가볍고 빠르다. 기동헬기인 마린온은 수직상승속도 초속 7.2m, 순항속도 시속 264㎞ 정도다. 상륙공격헬기는 북한 대공포 중 가장 많은 12.7㎜·14.5㎜ 기관총과 23㎜ 기관포에 어느 정도 방탄능력도 갖춰야 한다. 방탄능력을 강화할수록 헬기 무게가 늘어나고 기동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마린온은 조종석이 병렬식이라 너비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군 기관포 등 대공화망에 맞을 수 있는 면적(피탄면적)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 해병대 주력 상륙기동헬기인 AH-1Z 바이퍼와 기종이 달라 합동작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병대 관계자는 방추위 결정에 대해 "결과를 존중한다"며 원론적으로 말했다.
 
그간 방사청은 마린온 무장형 우수성을 알리는데 열을 올렸다. 국방기술품질원의 2차 선행 연구결과를 담은 지난해 12월 보도자료에선 성능에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사청은 "합참·소요군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련 분야 전문가 30여명이 참여해 임무 효과도를 분석한 결과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에 비해 아파치는 약 1.09배, 바이퍼는 약 1.07배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YTN이 단독 보도한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삼수 만에 국내 개발로 결론' 기사에 대해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 "사실이 아니다"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을 담은 해명자료를 내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언론 취재에 재갈을 물리느냐"고 항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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