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원샷 인사] ②김부겸 ‘총리’에 통합·소통 방점…새 인재 발굴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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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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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전문 인사 지적 여전…좁은 인재풀 한계점 노출

  • 원희룡 “부겸 형, 대깨문에 왜 아무 소리 못 하나”

  • 홍남기 등 추가 개각 가능성…여성 입각 규모 관심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휴일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대규모 인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사실상 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가 될 김 후보자는 현 정부의 첫 대구·경북(TK) 출신 국무총리다.

호남을 기반의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여권 내에서도 ‘비주류’로 분류된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을 지냈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하고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보수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돼 당내에서는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으로 평가 받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에서 출마했으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패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에 중도·온건 성향 인사를 지명함으로써 통합과 소통, 협치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려고 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부적으로는 국회의원 출신에 이미 장관 인사청문회를 거친 김 후보자가 청문회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발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별히 지역주의 타파 외 현 정부에서 자신 만의 정치적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겸 후보자를 향해 “대깨문들에게 왜 아무 소리 안 하냐”고 했다. 이른바 ‘대깨문’은 강성 친문 당원들을 뜻하는 은어다.

원 지사는 “나라도 걱정되고 나에게 정치 입문을 설득했던 부겸이 형도 걱정되어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면서 “극단의 정치를 이끄는 대깨문들의 분노정치를 무너뜨려 달라”고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돼 원 지사와 남경필·정병국 등 이른바 ‘남원정과’과 함께 당 쇄신 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당시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 후보자, 김영춘·이부영·이우재·안영근 의원을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렀다.

원 지사는 “사실 후보자가 한나라당 박차고 떠날 때의 그 기준이면, 지금은 대깨문 행태를 비판하고 민주당 박차고 떠날 때”라며 “형, 총리 청문회 하기 전에 요구할 것은 요구해라. 그게 안 되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면서 “남은 1년 기간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와 경제, 민생”이라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30세대가 미래와 꿈을 키울 수 있게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현장 목소리를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펴며 국정을 다잡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협치와 포용을 강조, “국민통합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야당에 협조 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는 친문과 각을 세워온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의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이 눈에 띈다. 공교롭게도 이 신임 수석도 TK 출신이다.

이 수석도 의원 시절 ‘조국 사태’ 당시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비판적 목소리를 내 친문들의 공격을 받아왔다.

이번 인사도 결국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5개 부처 장관 내정자 중 여성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하다.

임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더라도 18개 부처 중 여성 장관은 4명(22%)에 그쳐 내각의 30%를 여성 장관으로 채우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은 이번에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현재 18개 부처 중 여성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등 3명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추가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 부총리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퇴임으로 총리 대행을 맡고 있는 만큼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는 대로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의 후임자로는 구윤철 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해 왔지만 문 대통령은 그 때마다 재신임하며 사표를 반려했다.

장관급으로 지난 2019년 9월 임명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교체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 후임으로는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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